[기획] 욕으로 굳어 버린 언어 습관 더 늦기 전에 고쳐야 한다

등록날짜 [ 2010-05-03 13:11:48 ]

초등학생 97% ‘욕 한다’… 일상의 대화로 굳어져

① 청소년 언어 실태
② 과학으로 증명된 언어
③ 성경 속 말의 능력


청소년의 언어 실태 중 가장 큰 문제는 ‘욕’을 하면서도 그 뜻과 의미를 모른 채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자칫 현재의 청소년 언어 사용 실태가 사회 문제로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S 스페셜 ‘10대, 욕에 중독되다’에서 아이들의 언어 습관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가 방영된 바 있다.

‘욕을 하느냐?’는 질문에 중학생 남자의 99.1%, 여학생은 95.2%가 ‘욕을 한다’고 대답했고, 고등학생의 경우 남학생 93.7%, 여학생 97.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남자 고등학생보다 여자 고등학생들의 욕 사용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등학생 97%가 욕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생활의 언어 ‘욕’
욕, 즉 욕설은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또는 남을 저주하는 말을 뜻한다. 앞서 KBS 스페셜 중, 초등학생 인터뷰 장면에서 “욕 다하는데요. 안 하는 애들은 보통 혼자이거나 말이 없는 애들이에요”라고 말해 오늘날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욕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와 비교해 욕을 사용하는 여학생과 초등학생들이 많아졌다. 욕이 없으면 대화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그들에겐 이미 욕이 일상화 되어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 욕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아이들이나 욕을 듣는 아이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는다.

초등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욕의 뜻도 모르고 사용한다는 학생이 72.2%(KBS 스페셜 ‘10대, 욕에 중독되다’)에 달해 아이들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기 위하여 욕을 사용하진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아이들은 욕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집단 속에서 ‘같은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동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국어에는 다양한 부사가 많다. 그런데 10대들은 그 모든 부사를 ‘X나’로 천하 통일했다. ‘X나’를 욕이라 생각하면 기성세대, 욕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10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 정도다. ‘X나’는 이제 10대에겐 남성 상징을 지칭하던 욕이 아니다.

또 이 프로에서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4명의 일상생활을 관찰 카메라를 통해 살펴본 결과를 보여줬는데,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해 친구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등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45분 동안 이들의 대화 속에는 약 15종류의 욕이 있었으며, 욕을 한 횟수는 248번이나 됐다고 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친구와 교실에서 장기를 두는데 대화 대부분의 내용이 욕이다. 동네 오락실에서 친구와 오락을 하는데도 욕을 빼면 남은 것은 감탄사뿐이이다. 

청소년,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 ‘욕’

대중매체 통해 무분별 수용, 심리적 방어 기제로 사용
욕설도 일종의 배설, 성경 통해 언어습관 길러나가야

요즘 우리나라 아이들은 욕을 너무 많이 한다. 아이들은 “욕이 없으면 대화가 어색해요” “욕, 다하는데요” “욕 안 하면 왕따 돼요”라고 말한다.

앞서 KBS 스페셜 중 한 중학생의 인터뷰에서 “욕은 마약이다. 안 쓸려고 해도 입에서 저절로 나오니까, 내 의지와 상관없으니까”라고 말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욕이 없으면 대화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그들에겐 이미 욕이 일상화가 되어 있었다.

두 얼굴의 아이들
경기도 광명시 D학원 김모 강사는 현(現) 아이들의 언어실태에 관해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학습태도가 좋지 않거나 과제를 해오지 않을 때 야단이나 지적을 하면 심한 경우 강사 앞에서 ‘X발’, ‘X나’, ‘재수 없다’ 이런 욕을 하거나 소리는 내지 않고 입 모양으로 욕을 내뱉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부모와 상담 시 아이의 이런 태도에 대해 지적하면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 집에서는 착한 아이다 라며 강사의 말은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학원 버스기사 이 모 씨는 “내 나이가 육십 가까이 돼 가는데도 아이들은 어른이 있든 없든 아랑곳하지 않고 차에 타자마자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대화를 끝낸다. 주의를 줘도 들은 체도 안 한다”고 밝혔다.

언어의 타락에서 구해야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것은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기성세대가 욕하고 싸우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부부가 서로 욕을 한다. 영화, 드라마, 대중가요 등에도 욕을 재미를 살리는 양념으로 취급하며 가볍게 권하고 있다. 특히 가장 대중적이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TV 방송의 욕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지상파 방송 역시 심각한 수준의 비속어와 선정적 표현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언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2주간 조사한 결과 개그 프로그램에서 무려 244건이나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역시 주범이다. 인터넷은 ‘욕의 바다’라고 할 정도로 입에 담기 민망한 욕설들로 난무한다. 이런 선정적 표현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입으로 옮겨져 초등학교 입학 후 또래집단을 형성한 아이들은 온라인 게임과 메신저 문화를 통해 욕을 학습하고 실생활에 응용한다.

욕은 억압과 분노, 고통과 좌절, 공포와 절망을 고스란히 담은 심리적 방어기제다. 그래서 아이들의 욕설이 어쩌면 아파서 질러대는 비명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우리는 10대들을 언어의 타락으로부터 구해야 한다.

미국의 학교는 총 18개 항목으로 된 ‘행동지침서’를 명문화하고 있다. ‘행동지침서’에는 폭력, 마약, 절도, 방화 등 상스럽고 저속한 언행에 관한 행동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교사는 절차에 따라 1차 경고, 2차 학부모 면담, 3차 정학의 벌칙을 받는다. 욕설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정학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욕이 10대들의 Sub-Culture(하위문화)가 되면서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욕설은 배설인데 아무 데나 배설하면 욕 쓰레기장이 되고 만다”고 언어생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미 욕설이 10대의 일상 언어가 된 이 시대 가운데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주님께 지혜를 구해본다.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엡4:29).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히브리인의 욕설)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5:22).

위 글은 교회신문 <19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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