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9-20 23:56:15 ]
집권자의 정권 유지 기반 변질해 조상제사로
살아계신 부모 공경하는 ‘성경적 효’ 실천해야
올해도 추석이 되면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것이다. 하지만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조차도 제사의 유래와 제사를 드리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크리스천들은 조상제사의 허구성을 바로 알고 더는 속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미풍양속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조상에게 제사 드리는 것을 우리 고유의 전통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중국에서 유입한 외래문화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삼국시대에는 우리 민족이 조상에게 제사한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고려 시대 때 중국의 주자학(성리학)이 전래되면서 우리 민족에게 조상제사 의식도 함께 들어왔다. 하지만 당시는 불교가 국교였기에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그러다 고려 말부터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고 조선 시대에 들어와 성리학이 정립되면서 양반 사대부 사회에서 사당(祠堂)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
오늘날 우리가 행하는 조상제사 의식은 조선 시대에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유교를 정치의 근본으로 내세운 태조 이성계에 의해 민간에 장려됐다. 그러나 이것은 조상에 대한 효(孝) 사상을 권장하기 위함보다는, 당시 정통성과 도덕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성계가 돌아선 민심을 바로잡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조상제사를 정치적인 술수로 내놓은 묘안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정 중신과 일부 양반들 사이에서만 행해지다가 조선 중기 이후에 가서야 평민에게도 제사가 일반화됐다. 그러므로 조상제사가 우리나라 고유의 미풍양속이며 전통이라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계급사회가 만들어낸 산물
중국의 제사 기원은 공자 이전, 하나라 때부터다. 그 후 은나라 때 왕이 된 조갑이 이전에 있던 황하신, 천신 등에 대한 제례를 폐지하고 자신의 직계 혈족들의 제례만을 강화했다.
조상을 신으로 숭배하여 제사 의식을 주관한 것은 주변 부족들에게 자신의 조상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자기 조상의 권위 강화가 타 부족의 불만을 일으켰고 마침내 정권이 붕괴하는 원인이 됐다.
조상 제사는 주나라 때에 와서 더 성행하게 됐다. 왕을 ‘하늘’의 아들, 즉 천자(天子)라 칭하고, 왕족들이 종손(어른)을 높이는 뜻으로, 살아 있는 종손을 높은 곳에 앉혀놓고 제사 형식의 예를 갖추었다는 설도 있다.
조상에 대한 제사는 처음에 황제에게만 적용했지만 제사를 잘 지내야 좋은 신하가 나온다 하여 황제 밑의 소국가 지배자인 제후들이, 그다음에는 귀족들이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종족(씨족)이 형성되고, 조상 제사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풍습이 생겨 널리 퍼졌다. 춘추전국 시대에 와서 이 질서가 무너지면서 평민들도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다.
따라서 조상제사는 부모 공경의 의미가 아니라 왕조 계승과 가문의 위세를 나타내고자 하는 계급사회가 만들어 낸 산물이라 볼 수 있다.
효행보다는 시대에 편승하다
조상제사가 많은 폐단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행해지는 것은, 부모에 대한 효도의 연장선이라기보다는 죽은 조상신이 후손을 지켜주고 복을 준다는 이기주의와 기복사상, 시대 흐름에 편승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조상제사는 중국 유교에서 시작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유교 창시자격인 공자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조상제사를 인정했을 뿐 조상제사 제도를 만들지 않았다. 그 후 유교 전통이 일반 토속신앙의 영향을 받으면서 주자학을 창안한 송나라 주자(주희)가 조상제사를 주장하여 체계화했다.
정통 불교에서는 돌아가신 조상은 이미 다른 생을 받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하여 제사가 없다. 사람들이 절에 가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유교와 불교가 섞여서 생겨난 현상이다.
천주교도 처음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에는 조상제사를 우상숭배로 여겨 철저히 금지하였고, 이 때문에 수많은 순교자를 낳았다. 그러다 교황 비오 12세가 1939년 ‘중국 의식(儀式)에 관한 훈령’을 통해 조상제사에 대해 관용적 조처를 해 ‘유교의 조상제사는 종교의식이 아니요, 시민의식’이라고 하여 한국 천주교에서도 조상제사를 허락했다.
지금까지 조상제사에 대하여 살펴본 것처럼 제사는 부모 공경과 효도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입지 강화와 시대 흐름에 따라 많이 변질하였다. 기독교는 효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살아계신 부모를 주 안에서 공경하는 성경적 효도를 실천해야 하며,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께만 경배드려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0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