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교회 역사 이야기 <12>] 기독교사(史)에 아우구스티누스 등장하다

등록날짜 [ 2011-07-28 15:13:20 ]

한 젊은이가 정원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음울한 공허감이 그의 영혼에 구멍을 내고 있었다. 그는 나무의자에 책을 집어던지고 비틀비틀 걸었다. 그리고 “주님,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하며 흐느꼈다. 순간 한 아이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책을 집어 읽어라! 책을 집어 읽어라!”

그는 의자로 달려가 책을 집어 들었고, 한 구절에 시선이 꽂혔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롬13:13~14).
나중에 그는 “바로 그 순간 빛이 내 심령 속으로 들어왔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바로 오늘날까지 기독교사에 널리 이름을 알린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다.

믿음의 여정, 그 출발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 모니카(Monica)는 신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아들의 구원을 위해 ‘늘 해산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 10대 시절의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가 너무 조잡하고 단순하다며 무시해버렸다. 그리고 쾌락과 진리를 찾고자 모든 길을 탐색했다.

한때 그는 영지주의의 아류인 마니교와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성(性)을 완전히 거부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마니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것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주님, 저를 순결하게 만드소서.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하고 기도했다고 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탈리아로 가서 진리를 탐색하기로 했다.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암브로스의 설교를 들었다. 암브로스는 알렉산드리아의 설교자들처럼 성경을 하나의 광대한 풍유(알레고리)로 다루었다. 오늘의 우리에게는 암브로스의 접근법이 무척 이상야릇하게 보이겠지만, 아우구스티누스로 하여금 성경이 절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직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절반의 신자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이왕 신자가 된다면 수도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금욕주의자가 될 수 없다!” 하고 한탄했다. 결국 그는 두 사람의 회심 소식을 우연히 접하고 나서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다.

믿음의 여정, 그 향방
아우구스티누스는 2명의 유력한 관리가 아타나시우스가 저술한 『안토니의 전기』를 읽고 수도사가 되었다는 말을 한 친구에게 우연히 들었다. 그 소식은 그에게 엄청난 충격과 도전을 안겨주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더는 하나님의 은혜를 피할 수가 없었다. 그는 정원으로 도망쳤지만 거기서 한 아이의 노랫소리를 들었고, 깨달음을 얻어 수도사가 된 다음 사막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의 은둔생활은 그리 길지 못했다. 그가 북아프리카에 있는 히포(Hippo) 시(市) 한 교회를 방문했을 때, 교회가 그를 장로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6년 후, 아우구스티누스는 히포의 감독이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히포의 감독으로서, 펠라기우스(Pelagius)라는 경건하지만 잘못된 길로 들어선 한 수도사와 맞서 싸웠다. 펠라기우스는 크리스천이라는 사람들 가운데 전혀 거룩하지 않은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그는 크리스천들의 경건을 고무할 목적으로 구원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린 것이 아니며, 사람들은 모두 거룩해질 수 있는 능력을 자연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설교했다.

또 그는 태어날 때부터 죄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고 가르쳤다. 펠라기우스의 사상이 히포에 이르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를 맹렬히 비판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담의 죄로 모든 인류가 타락했고, 이 타락이 너무나 근본적인 것이어서 자연 상태의 그 어떤 인간도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것을 원치 않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하나님의 도성과 인간의 도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의 멸망으로 말미암은 정신적 공황을 크리스천들이 잘 이겨내도록 도움을 주었다. 로마가 약탈당하고 나자 크리스천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기독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로마의 신들에게 제사 드릴 때 로마는 번성했다. 그런데 제사를 금지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고 소리쳤다. 몇몇 크리스천은 오래전부터 그리스도께서 로마를 위해 싸웠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 이제 그리스도께서 마음을 바꾸신 것일까?

이에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도성』이라는 책에서 이 땅에는 두 개의 왕국, 즉 하나님의 도성과 인간의 도성이 존재한다고 답하면서 이 두 도성이 서로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제도와 하나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어느 날, 모든 인간의 제도는 사라지지만 오직 하나님의 통치는 하나님 백성의 심령 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사진설명> 히포의 감독 아우구스티누스의 등장은 기독교사(史)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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