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8-23 11:28:17 ]
눈 자주 깜빡이거나 얼굴 찡그리면 의심 해봐야
과도한 학습량, 험악한 가정 분위기 등이 원인
외국어에 능통하고 수학 문제도 척척 풀어내며 공부가 즐겁다는 중학교 2학년 K군.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불쑥불쑥 욕설이 튀어나온다. 마음대로 안될 때는 화를 주체할 수 없어 폭력까지 휘두른다. 아동기 한번쯤 가볍게 거쳐 갈 수도 있는 틱장애(Tic Disorder)는 초기 대응이 잘 이루어지면 1~2년 사이에 쉽게 고쳐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처럼 나빠질 수도 있다.
■틱 장애의 정의와 증상
틱 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얼굴이나 목 등의 신체 일부분을 빠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을 깜박이거나 얼굴을 찡그린다든지 머리를 흔들고 어깨를 들썩이고 다리를 떨기도 한다. 여기까지가 운동 틱 장애이며,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킁킁’ 소리를 내거나 헛기침, 고함, 동물울음 소리를 내고, 특이하게는 껑충껑충 뛰거나 성기나 항문을 만지는 외설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틱 장애를 음성(音聲) 틱 장애라고 한다.
부모의 대부분은 자녀에게 음성(音聲) 틱 장애가 나타나고서야 아이에게 틱 장애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음성 틱 장애가 나타나기 전 운동 틱 장애의 증상이 있으나,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틱 장애의 원인
틱 장애의 원인은 두뇌의 기저핵(基底核, 미세한 근육을 조절하는 뇌)의 조절능력 이상,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등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하기도 하며, 유전적 요소와 연관해 있어서 가족 중 만성 틱 장애를 앓는 환자가 있다면 발병률이 높다.
틱 증상은 대부분 만 5세에 처음 발생하고, 이후 만 7세와 만 10세경에 재발하거나 악화히는 경향이 있다. 임상적으로 볼 때 발병 시기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과, 학습량이 늘어나고 과제가 현저히 어려워지는 초등학교 3~4학년 무렵과 일치한다. 틱이 발생하기 전에는 학교에서 잘 지내고 어려움도 없던 아이가, 틱이 발생하면서 또래사이에 문제가 생기고 학습도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틱 장애의 원인은 부모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아동의 부모는 대체로 과잉보호를 하거나 매우 통제적이어서 자녀의 모든 행동에 간섭이 심하다. 또 매우 엄하고 권위적인 양육태도를 보인다. 더욱이 자녀의 학업성취에 기대를 많이 하는데 이러한 부모의 양육태도는 자녀에게 긴장을 주고, 부모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까지도 야기하며, 부모의 기대에 못 미쳤을 때는 죄책감도 들게 한다. 그 결과 아동에게 내적 갈등이 생기고 이러한 내적 갈등의 심리적 문제가 틱이라는 신체적 증상을 유발한다. 또 틱은 심리적으로 어떠한 정서적 갈등의 결과로도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정서적 갈등은 주로 부모와의 관계, 형제간의 관계, 또는 환경적 요인으로 긴장감이 도는 가정 분위기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틱 장애 치료법
틱 장애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1년 이상 지속하면 치료가 쉽지 않다. 그러나 초기에 발견한다면 치료가 용이하다.
신경정신과나 한의학을 이용한 치료도 있으나 틱 장애는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므로,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격려하며, 아동이 생각을 바꾸도록 이끌어서 자존감을 세우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아동의 내적 갈등을 심리치료로 풀어내며,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자기 표현력을 길러준다.
또 가정의 분위기와 치료는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부모와의 상담으로 부모.자녀관계와 양육방식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동의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 보다 관심을 쏟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칭찬과 격려 등을 기반으로 한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태도는 틱 장애의 치료뿐만 아니라 아동의 정신건강 발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무심코 넘겼던 아이들의 작은 습관들을 부모가 예사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아이에게 틱 장애가 나타나면, 그 증상에 대해 제제나 체벌을 가하기보다는 아이가 마음을 편안히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아이가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무엇이 불안하고 어떠한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과도한 학업 대신 휴식 시간을 늘리는 것도 한 방편이다. 아이들은 틱 장애 행동에 대해 의식하고 있지 않으므로 지나친 체벌은 증상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