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9-27 14:02:40 ]
단오제에서 돌잡이까지 미신적 행위 수없이 많아
문화 현상이라는 핑계에 속지 말고 과감히 끊어야
세시풍속(歲時風俗)은 원래 음력 정월부터 섣달 그믐까지 일 년 동안 계절과 시간 변화에 맞춰 관습적 의례를 매년 되풀이하는 문화 풍속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풍속과 습관에 뿌리내린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생활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세시풍속의 형성 배경은 계절에 영향을 받았다. 그것은 과거 우리 조상이 농업 위주의 생업을 영위했기에 그것에 맞춰 일정한 관습을 만들어 매년 반복한 것이다. 이것은 자연 만물과 연계한 많은 무속신앙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게 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빚기도 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무속신앙과 미신적 행위에 대한 허구성을 알아보고 이를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세시풍속의 유래와 무속신앙
세시(歲時)라는 용어는 중국 문헌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사용했다. 일본에서는 연중행사라는 말을 쓴다. 세시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설이란 뜻이고 다른 하나는 철에 따라 하는 민족적 의례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설이라는 의미보다는 후자를 더욱 널리 쓰며, 이렇게 일 년 동안 철에 따라 하는 민족적인 행사를 두루 일컬어 세시풍속이라 한다.
그중 24절기는, 한국과 중국 등에서 1년 길이를 동지(冬至)에서 시작하여 24등분하고, 각 분점을 태양이 통과할 때 시후(時候)를 나타내는 명칭을 붙여 24절기(節氣)라 한다.
24절기를 간추려 설명하면, 추위가 지나고 봄이 온다는 입춘(立春)과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가 있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 나온다는 경칩(驚蟄)과 봄기운이 이미 완연해졌다는 춘분(春分)을 맞이한다. 이때,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춘분을 지나면 낮은 길어지고 밤은 점점 짧아진다. 이같이 매달 2절기가 있어 이것을 세시 의례라고 한다.
모든 세시풍속은 계절과 절기에 따라 행해지며, 태양력보다는 음력인 달을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므로 보름(15일)에 집중되어 있다. 보름에는 집단적인 성격을 띤 행사를 매년 하는데, 그중 대표적 행사가 단오절(端午節)이다.
그중에서도 강릉 단오제가 유명하다. 이는 한마디로 산신령에게 제사지내는 굿판이다. 현재 강릉 단오제가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돼 많은 기독교인이 강릉 단오제를 관광하기도 한다. 그러나 샤머니즘 종교의식을 관광하는 태도는 무교 습성을 청산하지 못한 결과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잘못된 기복 신앙을 바로잡고 우상숭배로 연결하는 세시풍속을 끊을 때 밝아올 것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성도들의 마음을 도둑질해 가는 것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성도는 마음이 어디에 빠져 있는지를 점검하고, 하나님을 마음 중심에 모셔야 한다. 주님과 우상(세시풍속)을 동시에 섬기면, 주님을 노엽게 하는 행위가 된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하면서도 그 행위로는 하나님을 무시한다면 그는 결단코 자녀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돌잔치와 폐백 등에 나타난 기복신앙
돌잔치에 차린 음식은 모두 상징적 의미가 있다. 백설기에 붉은 팥 고물을 묻힌 수수경단과 찹쌀떡과 송편과 무지개떡을 빼놓을 수 없으며 떡 종류만 12가지가 넘는다.
이 가운데 백설기와 수수경단은 꼭 해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백설기는 아기의 신성함과 정결함을 축원하는 뜻에서뿐 아니라 ‘백’을 ‘희다(白)’는 뜻이 아니라 숫자 ‘백(百)’으로 잘못 이해하여 장수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수수경단은 귀신이 붉은색을 싫어하니 이 떡을 해주면 귀신의 출입을 막고 퇴치하여 무병(無病)하게 잘 성장한다는 무속신앙이 담겨 있다.
돌잔치 상에는 돌잡이를 위한 쌀과 붓, 책, 활, 돈 등 여러 가지 물건을 진열하여 아이에게 돌상에 차린 물건을 선택하게 하여 장래를 점쳐 보기도 한다. 활을 잡으면 무인이 되고 국수와 실을 잡으면 수명이 길고 대추를 잡으면 자손이 번성하고 문구류를 잡으면 공부를 잘할 것이고 쌀을 집으면 재물을 모아 부자가 된다고 흐뭇해한다.
폐백(幣帛) 역시 마찬가지다. 폐백은 결혼식을 마친 신부가 시부모님께 정식으로 첫인사하는 의식이며, 신부는 이 예를 올릴 때 시부모에게 음식을 준비해 올린다. 이 자리에서 밤과 대추를 던지며 다산(多産)을 기원하는데, 이것 역시도 무속신앙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돌잔치와 폐백에 사용하는 모든 음식과 행하는 풍속에 기복신앙의 의미가 담겼다. 생사 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자녀까지 이런 기복신앙을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행하지만, 그 의미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하나님을 무시하는 명백한 죄악인가.
우상숭배는 어떤 형태로든 버려야
우리 믿음의 선조는 우상의 제물을 거부하다가 죽음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족관계 때문에 혹은 자신이 받을 손해 때문에 우상의 제물을 만드는 행위에 동참하는 것보다 하나님과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세시풍속을 미풍양속이라는 핑계로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문화 속에서 우리 크리스천의 자세는 참으로 어정쩡하다. 우리도 세시풍속인 귀신과 교제하는 것을 절대 허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즈음 한국교회는 일부 성도가 미신에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인의 종교를 논할 때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그 종교적 현상의 바탕이 되는 무속신앙을 먼저 논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선교사들은 무속을 배격하는 것을 전도의 사명으로 생각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할 때, 돼지머리 앞에 엎드려 일이 잘되게 해달라고 빌고, 북어를 매달아 놓고 빌기도 한다. 우상숭배는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에, 그리스도인은 우상숭배에 맞서는 분명한 신앙관과 성경관을 가져야 한다. 모든 우상숭배는 어리석은 일이다. 알지 못하고 따르는 무속신앙에 이런 우상숭배가 숨어 있음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