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10-11 13:11:31 ]
욕설에 멍든 교실… 75초에 한 번씩 욕설
평소 사용하는 언어가 정신 지배함을 명심
한글의 편리성, 남용하지 말고 값지게 써야
대구 중학교 김 모(33) 교사는 최근 2학년 여학생의 학부모에게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애한테 친구가 문자를 보냈는데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는 얘기였다. 학부모에게 전달받은 문자를 본 김 교사도 기겁했다. ‘×발×아’ ‘×나 깝쳐대는데 죽여버린다’ 같은 욕설로 가득했던 것이다. 김 교사는 “문자를 보낸 학생은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아이인데 그런 문자를 보내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언어 파괴는 곧 정신 파괴를 의미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와 EBS는 지난 9월 초·중·고생들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하려고 등교 이후 점심시간까지 학생 4명에게 윗옷 호주머니에 소형 녹음기를 넣고 다니게 했다. 이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4시간 동안 주고받은 말을 녹음한 결과, 학생 1명이 내뱉은 욕설은 평균 194.3회였다. 1시간에 49번, 75초에 한 번씩 욕을 한 셈이다.
욕설 종류도 무척 다양했다. ▲‘×나’ ‘×까’ ‘×됐다’ ‘×발’ ‘×발놈’ ‘×발년’ 등 성적(性的)인 요소를 포함하는 욕설 ▲‘병신’ ‘새끼’ ‘병신새끼’ ‘돼지새끼’ ‘잡새끼’ ‘미친년’ 등 상대방을 비하하는 욕설 ▲‘닥쳐’ ‘뒤져’ ‘처맞을래’ ‘눈깔아’ 등 상대방을 위협하는 욕설이 많았다. ▲‘아가리’ ‘모가지’ 등 신체 일부를 비하하는 욕설 ▲‘쩐다(어떤 상황이 매우 대단하다)’ ‘엠창(엄청나다는 뜻, 혹은 아주 심한 욕으로 ‘상대방의 엄마를 창녀’라고 욕하는 말)’ ‘야려(째려봐)’ 같은 저속한 신조어도 많이 나왔다.
한국교총 교권팀장은 “실험이 진행되는 도중에 학생들이 다른 학생과 싸움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학생들이 일상적인 대화에서 습관적으로 욕을 섞어 쓰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평소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 입에서도 스스럼없이 욕이 나오는 것도 심각한 현상이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욕으로 존나(매우), 쩐다(‘매우 대단하다’의 의미로 긍정적인 상황과 부정적인 상황에 두루 쓰임), 캐안습(가관이다), 삽질하다(헛고생하다), 센터까다(가방 검사를 하다), 야리까다(담배 피우다), 뽀리까다(훔치다), 다구리(몰매/집단 구타), 까대기(이성 친구를 유혹하는 것) 등을 든다.
여기에 애자(장애인에 비유) 등 자신의 화를 표출하거나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폭력적 언어도 뒤따른다. 아이들이 이렇게 습관적으로 뜻도 모르고 사용하는 욕 문화이고 보니 부모들은 그러다가 말겠지 하다가도 습관이 들까 봐 여간 걱정이 아니다.
교사들은 “이제는 문제 학생뿐 아니라 모범생까지도 욕을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한다. 욕설이 학생들의 습관이 돼버린 것은 학생들이 인터넷·영화 등에 나오는 욕설 문화에 방치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성경은 ‘욕설’을 엄하게 금한다
인간의 기본 본능 중 하나는 간편함의 추구다. 특히 청소년 시기는 강한 창조 욕구를 발산하는 시기다. 물론, 욕과 신조어가 생성-진화-소멸 단계를 거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청소년들의 언어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그에 따라 우리말을 적절히 사용하는 의사 표현법은 점점 흔들리고 있다.
욕은 언어 중에서 가장 자극적이다. 욕설은 성적(性的) 의미를 담고 있는 예가 많다. 성경에도 욕설에 대한 언급이 많은 것은 욕이 인간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인간 삶의 희로애락 중 욕설은 노여운 마음과 밀접하다. 어떤 경우에도 욕설을 듣는 일은 유쾌하지 않다.
욕설은 타인을 모욕하고 깎아내리는 행동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아끼고 신중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 자제력을 지니고 말 한마디에도 심사숙고한다.
“말을 아끼는 자는 지식이 있고 성품이 안존한 자는 명철하니라”(잠17:27).
욕설은 때로 죽음으로 치닫게 할 정도로 사람 감정을 격하게 한다.
“저가 이스라엘 사람을 능욕(凌辱, 남을 업신여겨 욕보임)하므로 다윗의 형 삼마의 아들 요나단이 저를 죽이니라”(삼하21:21).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할 때에도 하나님 말씀에서 슬기와 지식을 얻는다.
“내 아들아 내 지혜에 주의하며 내 명철에 네 귀를 기울여서 근신을 지키며 네 입술로 지식을 지키도록 하라”(잠5:1~2).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에 있는 것이 입으로 나오는 것이다. 생각→말→행동→습관→인격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격의 첫 출발도 마음의 생각이다. 그래서 성경은 마음을 그토록 강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 판에 새겨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을 바꾸기 원하면 마음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어떠한 것을 자신의 마음에 담느냐가 곧 인생을 지배하며, 나아가 영원한 세계까지 지배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불에서 나느니라”(약3:6).
위 글은 교회신문 <26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