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말씀에 강한 그리스도인이 되자

등록날짜 [ 2011-12-20 17:04:16 ]

자신에게 맞는 성경읽기로 말씀 보기를 생활화
성경 속 무궁무진한 진리의 세계에 심취해 보길

새해 계획 중 하나로 ‘올해는 기필코 성경 1독’을 꼽는 성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실패 사례가 뒤따르기에 이 같은 계획을 세우는 성도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1년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한 번 읽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 매일 하루에 3~4장을 꾸준히 읽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다들 읽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걸까.

레위기의 벽을 통과하라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아마도 레위기에서 적지 않은 성도가 성경통독을 포기하고, ‘성경은 재미없다’는 인식까지 안고 있는 것 같다.

천지창조를 비롯해 노아,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과 요셉, 모세 등 인물과 이야기 중심인 창세기와 출애굽기 전반부가 지나고, 율법과 제사 방식이 등장하는 출애굽기 후반부터 ‘좌절’이 시작된다.

용어도 어려운데다, 계속 반복하기까지 하니 새해 결심이 이 대목에서 중대 고비를 맞는다. 매일 3장씩 읽으면 1월 말~2월 초쯤 레위기와 민수기에 접어드는데, 한 달 정도 성경을 읽다 이쯤 되면 조금씩 포기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물론 레위기를 꿋꿋이 읽어 나가는 성도도 적지 않지만, 레위기를 아예 건너뛰거나, 잘 아는 시편·잠언·전도서, 신약성경부터 읽는 방법 등으로 위기를 탈출하기도 한다.

실제로 성경통독 1회 이상 경험한 성도 대부분이 ‘레위기’를 “그냥 읽는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죽 훑어 내려간다”고 토로한다. 읽는다기보다는 넘기는 데 치중하는 것. 가히 ‘통곡의 벽’이라 할 만하다. 물론 레위기뿐만 아니라 지루한 논쟁을 벌이는 욥기나 구약의 대선지서(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등지에서 또 한 번 고비가 찾아온다. 금방 읽어서는 알 수 없는 예언적인 내용이 많은데다 장별 분량이 급격히 늘어 하루 3장씩 읽는다 해도 평소 2배 분량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평소 설교 말씀에 귀기울여라
이에 대해 성경통독 전문가들의 견해는 어떨까. 이들은 대부분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세상과 단절한 채 집중적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전체를 관통하게 연대기 순으로 성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읽기 자체가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지난 1977년부터 지리산 자락에서 34년째 성경통독 강좌를 인도하는 ‘원조’ 노우호 목사(에스라하우스 원장)는 “집에서는 우리의 집중력을 저하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많이 있어 혼자 집에 가서 성경을 읽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대신 성경통독을 위한 안내서적을 읽거나 강의 녹음을 들은 후 성경을 읽으면 레위기뿐만 아니라 에스겔, 다니엘, 심지어 요한계시록까지 훤히 보인다”고 설명했다.

16년째 목회자와 평신도를 대상으로 성경통독 사역을 하고 있는 황규관 목사(스토리바이블 성경통독원장)도 “성령의 은혜로 불이 붙어 뜨거워진 사람들이야 누가 뭐래도 성경을 읽겠지만, 언어와 문화의 문제로 성경을 ‘안내자’ 없이 읽기란 쉽지 않다”며 “모르는 길도 안내자가 함께한다면 쉽게 곧장 갈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평신도 생활에 자리 잡은 큐티와 함께, 성경 읽기는 세상 속 그리스도인의 영성과 신앙 유지에 큰 유익이 있어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성경 전체를 이해하려면 그 시대 문화에 대해서도 분명히 알아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려면 평소 설교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신앙서적이나 교회신문을 이용해 기본 지식을 쌓아두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

성경통독, 왕도는 역시 ‘없다’
성경 읽기에 쉬운 길은 없다. 꾸준히 통독(通讀)하며 다독(多讀)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읽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지금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그냥 건너뛰고 어떻게든 통독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읽기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읽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빠른 속도로 낭독하는 성경을 소리로 들으면서 읽으면 지루한 부분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러다가 흥미 있는 부분은 다시 눈으로 읽으면서 재미있게 보면 된다.

이렇게 해서 싫증의 고비를 넘기고 몇 번 통독하면 그때부터 성경읽기가 두렵지 않다. 초행길이 힘든 이유는 목적지에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번 목적지에 갔다 온 후에 다시 그 길을 갈 때는 훨씬 쉽다. 그만큼 익숙해졌기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경도 마찬가지로 익숙해질 때까지 자주 읽으면 매번 읽을 때마다 ‘이런 말씀이 있었나?’ 할 정도로 새롭게 느껴진다.

사실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소홀히 했을 때 당할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그러므로 성령께 인내와 지혜를 달라고 간구하면서 즐겁게 읽으려 노력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새해에는 성경읽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특별취재팀

위 글은 교회신문 <2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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