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6주년 기념-다시 보는 ‘성전 알고 사용합시다’] 예루살렘성전 원형 천창에 담긴 기능

등록날짜 [ 2012-03-13 16:45:25 ]


<사진1>

<사진2>

<사진3>

예루살렘성전 중앙 천장에는 원형 천창(天窓)이 시공돼 있다<사진1>. 지름 11미터인 천창을 살펴보자.
천창 유리는 모두 49조각이고, 유리 각각은 가로와 세로가 1.4미터정도에 이른다. 이 유리는 8밀리미터 두께 유리를 강화한 것으로, 하부에서 천장 속이 보이지 않게 하면서도 적정한 빛이 들어오도록 유리 표면에 안개 효과를 냈다.

또 유리가 깨질 때 조각나서 밑으로 쏟아지는 것을 방지(강화한 유리는 충격을 받으면 콩알만 한 알갱이 형태로 깨진다)하려고 유리 하부에 방탄 필름을 입혔다. 유리가 깨지더라도 필름이 잡아주는 힘으로 당장 쏟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천창 밑에 있는 사람들이 대피할 여유를 준다.

이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모두 자연광이다. 연세중앙교회 지붕 모양이 조선 시대 선비가 쓰던 갓 형상인데, 갓 모양 지붕 상부 측면으로 빛이 들어오게 창을 냈다<사진2>. 이런 경로로 들어오는 자연광은, 본당에 조명을 모두 끄더라도 최소한의 밝기를 유지해 준다. 그렇다면, 자연적으로 들어오는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가? 대답은 ‘그렇다’. 천창 속 곁창에 블라인드를 설치해서 필요할 때 원격조종으로 블라인드를 올리고 내릴 수 있다. 낮에 캄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공연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천창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과 관련한 것이 아닌가 한다. 강단 좌우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예루살렘성전 한가운데에 있는 천창 때문에 소리의 울림 현상이 생긴다. 천창 이외의 다른 천장 부위는 모두 흡음하지만, 천창은 유리라서 소리가 와서 부딪히면 흡음하지 않고 반사하며, 반사한 소리 중에 하부 바닥을 향하는 소리는 천장을 향해 재반사한다.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에밀레종의 맥놀이 현상처럼, 소리가 천창과 바닥 사이를 오가며 더욱 풍성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아무도 없는 본당 천창 하부에서 소리를 내 보라. 다른 위치와는 소리가 확연히 다름을 느낄 것이다. 또 예배 시간에 파이프 오르간의 풍성한 소리를 더 잘 듣고 싶다면, 천창 하부에 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천장 속 지붕 구조시스템, 스페이스 프레임(Space Frame)
예루살렘성전에 들어서면 여러 가지 눈여겨볼 것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천장(지붕)을 떠받치는 기둥이 성전 내부에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기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전 지붕을 받치는 기둥들은 원형 벽체 속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을 뿐, 분명히 있다. 기둥 없이는 지붕 구조물을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 건축물에서는 길어야 20미터정도 간격을 두고 기둥이 하나씩 있는데, 예루살렘성전 내부에는 그런 기둥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스페이스 프레임(Space Frame)이라는 공법을 썼기 때문이다.

일반 건축물에서는 접하기 어렵고, 보통 야구장, 축구장 등에 적용하는 구조시스템이다<사진3>. 스페이스 프레임은 ‘노드’(몸체에 볼트 구멍이 여러 개 있는 둥그런 철물)와 ‘멤버’(노드에 연결하도록 양쪽에 볼트가 달린 파이프)라는 단순한 철물 2개로 그 모양을 형성한다. ‘노드’의 지름은 7센티미터부터 30센티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멤버’ 또한 그 크기가 수없이 다양하다.

지름 100미터가 넘는 대성전 전체 지붕이 이 두 가지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물에 의해 안전하게 지탱된다는 점이 의아할 것이다. 하지만 굵은 가지 하나보다 잔가지 여러 개를 합칠 때 더 꺾기 어렵듯, 노드와 멤버가 얼기설기 엮여 그 어떤 구조체보다 안전하고 굳건한 구조성능을 발휘한다.

강단 좌.우측에 있는 라인 어레이 스피커는 한 포인트 당 2톤 가까이 무게가 나감에도 이상 없이 매달려 있고, 예루살렘성전 천장 전체를 덮는 인테리어 마감재와 각종 건축마감재 무게 또한 엄청남에도 그 무게를 감당한다.

스페이스 프레임은 설계 도면에 이미 반영이 돼 있어도, 현장 실측을 바탕으로 공장에서 제작한 노드와 멤버를 현장에서 직접 조립해 나가는 방식을 취한다. 현장 실측이나 공장 제작에 약간만 오차가 나도 조립이 되지 않아서, 이미 조립한 부분을 뜯어내고 재조립해야 하는 고난도 구조방식이다. 예루살렘성전은 전체 지붕 지름이 100미터가 넘지만, 허용오차는 5밀리미터에 불과하다.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하나님이 존재하시는 것처럼, 본당 지붕에도 보이지는 않지만 지붕을 받치는 스페이스 프레임이 있기에 기둥 없는 천장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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