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갑자기 화가 날 때 다스리는 방법

등록날짜 [ 2012-09-19 13:19:43 ]

가벼운 일상 대화에서도 서로 상처 입을 수 있어
화가 나더라도 잠깐 멈추고 상대 의중 살펴볼 것



사람 사는 곳에는 늘 말로 말미암은 오해와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선한 의도로 한 말도 시기와 상황에 따라 듣는 이에게 독(毒)이 될 수 있다. 유난히 까다롭고 원만하지 못한 사람을 만날 때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 불편한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나가서 결국 그 사람이 하는 거친 언행에 마음이 상해 눈물부터 쏟고, 속 시원하게 쏘아붙여 주지 못한 것이 분해 밤잠을 설치거나, 아니면 버럭 화를 낸 경험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어디서든 갈등을 미리 대처하고, 대화 상대를 협력자로 만들어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부터 타인이 언어로 어떤 공격을 할지라도 상처받지 않고, 또 싸우거나 분노하지 않고 양쪽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대화법을 익혀 보자. 앞으로 게재할 대화법은 일상생활에서 갈등 상황이나 상대의 언어적 공격에 바르게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다.

버럭 화내고 싶은 마음 빨리 가라앉히기
“나는 왜 이렇게 버럭 화내는지 몰라. 그렇게 화내고 나면 다 나만 손해인데….”

Anger(분노)에 한 글자만 더하면 Danger(위험)가 된다. 만날 때마다 남을 비판하거나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을 만날 때, 당신은 어떻게 대처하는가? 어떤 대답을 할지 몰라 가만히 있는 편인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을 즉시 쏘아붙이고 나중에 후회하는가? 아니면 그 자리를 떠나고 한참 뒤에야 적절한 대답이 떠오르는 편인가?

또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 내게 버럭 화를 내면서 불친절하고 무례한 태도로 비난을 가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공격적으로 맞대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감정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적대적인 분위기만 고조하고 상황이 나빠져 서로 더 큰 상처를 입고 만다.

이제부터는 말하기 전에 잠시 생각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언어로 공격받았을 때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잠시 생각하는 여유를 갖는 기법을 알아보자.

자신에게 공감 질문하기
누군가에게 화가 났다면, 그것은 사실 자신의 처지에서만 상황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내가 저 처지라면 같은 행동을 했을까?’ 하는 공감을 이룰 질문을 던져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려보자. 이 공감 질문은 즉각적으로 적의(敵意)를 없애줄 만큼 강력한 효과가 있다.

상대방이 하는 말과 행동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이 공감 질문으로 그 행동을 최소한 이해할 수는 있다.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은 용서를 향한 첫걸음이다. 성공적인 공감 질문 사례를 들어보자.

“제 어머니는 마지막 3년을 요양원에서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토요일마다 어머니를 뵈러 가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어머니께 버럭 화내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갈 때마다 늘 불평이셨거든요. 같은 방 환자가 맘에 안 든다, 문병 오는 사람이 없다, 여기저기 아프다 등등 끝없이 불평을 늘어놓으셨지요.

그런데 어느 날 저 자신에게 물어보았어요. 하루 18시간을 침대에 누워서 지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귀가 먹먹할 정도로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놓는 사람과 늘 한 방에서 지내야 한다면? 며칠이 지나도 어느 자식 하나 찾아오지 않아 적적하다면?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이 나아질 가망이 없다면?

그런 질문을 저 자신에게 하다 보니 제 이기적인 분노가 사라졌습니다. 시간을 갖고 어머니의 일상을 생각해보니 불평하는 어머니를 더는 원망할 수 없었어요. 몇 시간을 함께 보내드리는 것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상대의 의도를 찾아본다
상대의 행동과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주 화내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첫째, 다른 사람과 관계가 나빠진다. 둘째, 자기 진심을 타인에게 전하기 어려워진다. 셋째, 자신을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 넷째, 그런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된다.

버럭 화내는 사람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조금이라도 화가 나거나 마음이 안 좋아지면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것을 절제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처를 주며 살고 있어서 안타깝다.

자주 욱한다는 것은 자기 마음에 해결되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현할 말을 그 대상에게 그때그때 하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마음에 쌓인 것이 많아서 그렇다. 그런데 이런 자신의 마음을 보지 못하고, 바로 앞에 있는 사람에게 감정을 풀다 보면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누군가에게 욱했다면 상황을 예전처럼 돌리기는 어렵지만, 아무것도 안 해서 그 사람들에게 상처 주고 오해를 사지 말고 늦게라도 제대로 된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또 상대의 말과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둘 중 하나다. 바로 생각하지 않고 감정대로 반응해 불편한 마음이 되거나, 잠깐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고 그 사람이 의도한 마음이 무엇인지 잘 살펴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거다.

많은 관계 속에서 상대를 사랑하고 아끼려는 본래 의도와 달리, 어떤 사람의 마음속에 비수를 꽂듯 상처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품고 하는 말이라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 그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진심은 통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표현해야만 통하는 진심도 있다. 격렬한 노를 발하고 ‘내 진심은 그게 아닌데…’라고 해봐도 소용없는 일이다. 의도한 대로 표현하고 의도한 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우리는 더 행복해진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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