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9-25 16:30:19 ]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일수록 이해해 주는 마음 필요
서로 공감하는 마음과 따뜻한 배려로 상대 감정 누그려야
무언가 잘못된 일이 있으면 그 불평을 고스란히 상대방에게 쏟아 놓고 무턱대고 화부터 내는 사람,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며 유난히 까다롭게 구는 사람을 만나면 당신 기분은 어떤가. 처음에는 그럴 수 있겠거니 이해하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인내심에 한계가 오고 더불어 나조차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을 경험한다. 이번 호는 왜 사람들이 이렇게 신경질적이고 까다롭게 구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고 이에 맞는 대화법을 익혀 보자.
주말 오후 커피전문점. 주문할 때부터 유난히 까다롭게 구는 40대 중년 남자가 있다. 자신이 주문한 대로 바로바로 알아듣지 못한다며 점원에게 짜증을 내더니, 주문한 팥빙수가 나왔다고 점원이 아무리 외쳐도 반응이 없다.
여러 번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느릿느릿 걸어와서는 “나 원 참, 그렇게 말하면 들려? 큰소리로 말해야지!” 하며 불만이 가득한 소리로 점원을 몰아세운다. 당황한 점원이 연신 죄송하다며 말하고 나서야 팥빙수를 들고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잠시 후, 그는 커피전문점에 있는 사람들이 다 들리게 외친다. “아니, 팥빙수 맛이 왜 이래? 정말 못 먹겠네! 팥빙수에 아이스크림이 없잖아?” 하며 ‘딱’ 소리가 나게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다른 커피전문점에서 먹던 팥빙수대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점원이 이 커피전문점은 팥빙수에 아이스크림을 넣지 않는다고 인내심을 갖고 여러 번 설명해도 막무가내다.
그 40대 남자는 결국 팥빙수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며 다른 음료수를 요구한다. 팥빙수를 음료수로 바꾼 그 남자는 거칠게 음료수를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혼잣말을 한다. “하여간 뭐든 따지지 않으면 되는 것이 없다니까!” 이 남자의 태도에는 ‘나 지금 화났어. 모든 것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마음이 밑바닥에 깔린 듯하다.
감정조절 부재의 원인
감정소통(Emotional Communi-cation) 지수가 낮은 사람들은 마음속에서 치솟는 감정을 적절히 통제할 줄 모른다. 대체로 말이 거칠고 상대방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도 거리낌 없이 해댄다. 물론 피곤하거나 몸이 안 좋을 때에도 짜증이 쉽게 날 수 있다.
그러나 위 사례에서 본 것처럼 우리 주위에는 매사에 신경질적이고 까다롭게 굴며 짜증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는 이들의 내면은 어떨까? 이들은 불행감이 꽉 차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세상만사에 예민해지고 까다로워진다.
이들은 늘 자신이 삶에서 남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자신이 받아야 마땅한 것을 왜 안 주느냐며 불평하고, 어떤 때에는 협박하기도 한다. 부모에게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란 가정환경도 이에 한몫을 한다. 삶에 대한 불행감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공감, 어렵지만 이해의 시작
이렇게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을 만났을 때는 자신을 불행하다고 여기는 그 감정을 이해하고, 안됐다는 생각으로 긍휼히 여겨 주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으면,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말할 대상을 바꿔 줄 필요가 있다.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도 그 스스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다 보면 상황을 객관으로 바라보게 되고 자신의 요구가 얼마나 부당하고 황당한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공감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공감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세계에 들어가 같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과 같은 느낌,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감에 능통한 사람들은 듣는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배려하고, 또 자신들이 그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있다는 것도 잘 표현한다. 또 타인의 장점과 능력을 찾아 그것을 인정해 주려고 노력한다.
감정을 터뜨리기 전 깊게 숨 고르기
짜증 역시 습관이다. 사실 상황이 짜증 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든 짜증스럽게 받아들이는 당사자가 문제다. 그럴 때는 그 마음을 그대로 표출해서 사람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도 불쾌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또 세상과 타인에 대한 분노,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억울함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 짜증 나는 감정을 건설적인 방식으로 풀지 않고 뜻대로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만과 불쾌감을 타인에게 쏟아내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라면 가볍게 웃고 넘어갈 일도 사사건건 화를 내며 발끈하는 사람이 된다.
이처럼 마음속에서 분노가 솟구쳐 오를 때는 그 감정을 그대로 터뜨리지 말고 지연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라. 첫째, ‘이 일이 이렇게 화낼 만큼 중요한가?’ 둘째, ‘이렇게 화낼 만큼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인가?’ 셋째, ‘화내는 대상이 맞는가?’ 등등. 화가 날 때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비추어 내 마음을 돌아보자. 그러면 조금은 화를 누그러뜨리고, 화를 낸다 해도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며, 맞는 대상에게 제대로 화를 내게 된다.
정리/ 황연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0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