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0-09 10:24:50 ]
진심이 담기지 않은 비판은 결국 마음만 아프게 해
남을 나보다 나은 존재로 여기는 마음가짐 가져야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일일이 훈계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상대의 체면이나 처지는 안중에도 없다. 이런 사람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그것이 어떤 잘못인지 일일이 따져 주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나간 잘못을 꼬집어 심판하는 대신 실수를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대화법을 익혀 보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평가나 기대에 지나치게 마음을 쓰지는 않는지 함께 살펴보자.
김 부장의 회사 신입 직원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서툴게 다루다가 컴퓨터를 망가뜨렸다. 컴퓨터가 망가지면서 중요한 데이터도 날아가 버렸다. 저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김 부장의 입에서는 “데이터베이스 접근 방법을 모른다고 진작 이야기를 했어야지!” 혹은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전원을 끄는 대신 누구한테 물어봤어야지!”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다.
하지만 김 부장은 고함치며 꾸중해 보았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신입 직원에게 이번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담담하게 물었다. 직원은 컴퓨터 사용법을 잘 몰랐다고 고백하며 용서를 구했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데이터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리고 예전 직장 상사였다면 자기한테 고함을 질러댔을 텐데 부하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자기를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 교육을 꼭 받아서 앞으로 실수를 줄여 나가겠다고 했다.
실수했을 땐 일단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
누군가에게 명령, 강요하는 말이나 경고, 위협하는 말, 충고나 제안하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예를 들어 ‘~했어야지’라는 식의 말투다. 즉 “이 서류를 먼저 끝냈어야지” “차를 더 일찍 가져왔어야지” “그러니까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지” 등이다. 이런 말보다는 “다음부터는 이 서류 작업부터 마쳐 주세요. 그러면 일 처리가 훨씬 쉽습니다” “이제부터는 연료 경고등이 들어오자마자 차를 가져오세요. 그러면 엔진 손상이 없거든요” “성적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말이 훨씬 듣기 좋다.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그 잘못을 비난할 수도 있고, 거기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저지르는 존재다. 늘 사람들이 따르는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주변 누군가가 실수를 했을 때 그것이 당신을 힘들게 하고 방해하는 것으로 여기지 말고 오히려 당신을 돕게 하여라. 그리하여 실수를 가차 없이 처단하는 냉혹한 사람이 아니라 실수에서 하나라도 더 배울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 되자.
충고는 받아들이되 변덕스러운 태도는 금물
또 타인이 가하는 비판이나 기대에 너무 집착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타인의 반응에 영향을 받아 순간순간 인생행로를 바꾸기도 하고, 삶의 의미부여 방식을 고치기도 한다. 마치 백설공주 이야기에 나오는 여왕이 최고 미녀가 되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려고 거울에 반복적으로 물어보며 거울의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힘을 얻고 영감을 받게 되므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어쩔 수 없이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쓴다. 때로는 생각 없이 누군가가 한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자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기도 한다.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의 평가가 지극히 주관적이고 변덕스러운데도 그것에 맞춰 자신을 살핀다. 그렇다면 타인의 반응에 마음을 쓰지 않고 감정적으로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 가져야
자신의 포부나 마음을 이야기할 때 그 마음을 알아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무엇을 해도 “잘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하루하루 자신의 모습이 못나 보이고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장점을 알아봐 주고 다른 관점을 제시해 줄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가끔은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조금은 더 낫게 평가해 주는 그런 관계가 우리에게 모두 필요하다. 성경에도 “자기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라”고 했다(빌2:3). 결국 남을 좋게 여기는 마음을 지닐 때 남도 역시 자신을 낫게 평가해 줄 것이다.
때론 주변 사람이 나를 좋게 평가하지 않을 때도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비판과 기대에 마음을 열어둘 필요도 있다. 하지만 진심과 정성이 담기지 않은 비판과 기대는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렇다고 좌절하며 자신에 대한 불만과 타인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안고만 있다면 긍정적인 자아상을 지닐 확률은 더 낮아진다.
우리는 “오직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눅10:27)고 하신 하나님의 평가와 기대에 초점을 맞추어 하나님께 인정을 받도록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 말씀에 비춰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단편적인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하고 탄탄한 자아를 가질 수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