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극단적인 표현은 질문으로 되돌려주라

등록날짜 [ 2012-11-06 15:27:48 ]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신념에 무조건 맞서기보다
적절하게 받아들이고 침착하게 대화로써 풀어가야



“너는 절대로 내 말을 듣는 법이 없어!” “너는 항상 지각하잖아” “뭐든지 당신 마음대로 하시는군요!”와 같은 극단적인 말을 듣거나, 평범한 일상도 극단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가. 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부정적인 감정으로 말미암은 비합리적인 신념 체계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예를 들어, “당신은 집안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까 집안이 잘될 리가 없지” “학교 갔다 오면 숙제부터 하라는 말 잊었니? 그러니까 항상 성적이 그 모양이지”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이런 말은 즉각적으로 반발심만 일으키게 한다. 말 속에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극단적인 결론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로’ ‘무조건’ ‘항상’과 같은 극단적인 표현은 극단적인 반응을 유발한다. 특히 부모가 하는 극단적인 표현은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려 하고자 하는 의욕을 잃어버리게 한다.

이런 극단적 표현은 질문으로 되돌려주거나 바꾸라. 공격적이지 않은 말투로 표현을 반복하면 상대방은 자기가 했던 말과 행동을 돌이켜볼 수 있다. 즉 “내가 한 번도 집안일을 안 도와줬다고? 설마 그런 뜻은 아니겠지” 하고 응대해 보라. 역으로, 극단적으로 말하는 이도 분한 마음을 거칠게 말하지 말고 “숙제하는 것을 잊었구나. 무슨 일이니?” “학교 갔다 오면 무엇부터 하라고 했지?” 하고 묻는 것이 부정적이고 단호한 말과 행동으로 지시하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질문을 통해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상대방이 대답하게 하라.

그런데 극단적인 표현을 질문으로 바꿨는데도 상대가 더 강하게 나온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이때는 상대의 말을 반박하거나 일부러 부연 설명하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서는 편이 낫다. 강하게 공격해 오는 비난을 뒤로하고 오히려 침착하게 구체적인 해결 방향을 모색하는 쪽으로 대화를 이끌면 된다. 즉 “내가 집안일을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의논해봅시다” 하고 말하면 된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을 조절하기 어려울 때
극단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상황을 극단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힘들어서 친구에게 만나자고 전화했더니 만나기가 곤란하다는 거예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너무 화가 나고 우울하고 주체가 안 돼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마치 모든 기대가 충족되지 않은 것처럼 크게 섭섭해하고 분노한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이 매우 일방적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상황을 극단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비합리적 사고 패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비합리적 사고방식’이란 합리적이지 않은 사고방식으로 생각이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비합리적인 사고 패턴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한다. 이런 패턴의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쉽게 상처받고 자존감도 낮다.

비합리적 사고 유형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첫째, 작은 것을 확대하여 해석하는 ‘일반화 오류’다. 가까운 사람이 부탁을 거절했을 때 자기를 싫어해서 거절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그 사람에게 섭섭하고 화가 난다.

둘째, 자신과 타인에게 고정적인 이미지를 붙이고 난 후 상황을 해석하는 ‘명명하기’다. 스스로 ‘못난 사람’ ‘실패자’라고 이름을 붙여 무엇을 해도 자신이 ‘못난 사람’이라는 기분으로 늘 힘들어한다. 심지어 자신의 실력으로 성과를 내도 우울하다. 타인에게도 ‘어떠어떠한 사람’이라고 딱지를 붙인 후에 항상 그렇게 바라보고 생각한다.

셋째, 합리적 근거 없이 가까운 미래에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는 ‘재앙화 사고’다. 머리가 약간 아파도 큰 병에 걸린 것이라고 안절부절못하거나 가족이 조금 늦게 집에 들어와도 무슨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염려한다.

넷째, ‘흑백논리’ ‘이분법적 사고’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생각, 즉 ‘전부, 항상,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즉 요구를 거절당했을 때 잘한 부분은 보지 않고 잘못한 부분만 집중하여 상대를 힘들게 한다. 

상대방을 탓하기보다 나를 돌아봐야
비합리적인 사고 패턴을 지닌 사람, 즉 극단적인 말을 하거나 상황을 극단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비합리적인 사고를 고수하다 보면 관계 속에서 섭섭하고 분노하고 우울해질 일은 많지만, 감사하고 감동하고 위로받을 일은 적어진다. 또 주변 사람들은 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을 부담스러워 한다.

우리의 사고는 자동적이고 즉각적이며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간다. 비합리적 사고도 마찬가지다. 비합리적인 사고는 의식 깊은 속에 숨어 있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 대인 관계를 가로막는다. 이런 비합리적인 생각으로 힘들어하기 전에 자기 생각을 되짚어 보는 습관을 들이고 바로잡는 연습을 하자.

더 좋은 방법은 어떤 일로 힘들어질 때마다 상대방을 탓하지 말고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하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은 나의 문제를 깨닫게 하시고 분명히 해결해 주신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7:7).

위 글은 교회신문 <3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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