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2-13 10:23:07 ]
효도와 제사는 엄연히 다른 문제
참된 경배 대상은 오로지 하나님
올해 설은 주일과 겹쳤다. 교회마다 명절이 되면 성도 출석에 비상이 걸린다. 명절은 그리스도인에게 제사 문제라는 큰 시험거리를 줄 때도 있다.
이날 연세중앙교회는 주의 만찬과 더불어 세상과 구별된 의식을 행해 하나님의 사람임을 확인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예수께서 잡히시기 전날 밤 제자들에게 떡과 포도주를 주시면서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다(마26:26∼30;고전11:23∼26). 그러므로 주의 만찬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의미하는 거룩한 의식이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그 떡이 죄인들을 위해 희생할 자신의 몸을 의미한다고 가르치셨다. 같은 의미에서 포도주는 죄인의 구원을 위해 예수 자신이 십자가에서 흘릴 언약의 피를 의미한다고 가르치셨다. 주의 만찬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에 다시 서게 해 준다. 예수께서 왜 우리를 위해 피를 흘리셨는지, 예수께서 겪은 고난이 왜 우리에게 큰 은혜가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사실 우리나라 명절에 처음부터 제사 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추석도 신라 시대 유리왕 때 비롯된 궁중 놀이의 하나였다. 신라 때부터 고려 중엽까지 명절을 하나의 감사제나 축제로 지켰다. 그런데 13세기께 고려 말엽 주자가 체계화한 주자학(성리학)이 우리나라에 유입하면서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제례문화가 생겼다. 그래서 순수한 미풍양속인 민속 명절이 고려 말엽부터 조상에게 제사 드리는 날로 변질하고 말았다.
그리고 공자도 원래 영혼불멸설이나 사후 세계를 가르친 일이 없고, 조상에게 효도의 표시로 제사를 지내라고 가르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천하면서 유교도 차츰차츰 토속신앙과 혼합하여 사후 세계를 거론하게 되었고, 제사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공자 제자들이 임의로 거짓 사상을 만들어 유교에 주입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 행해지는 조상 제사는 주자가 쓴 주자가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부모님께 하는 효도는 살아생전에 하라고 강조한다. 더구나 조상은 신이 아니다. 따라서 경배의 대상, 제사의 대상은 더욱 아니다. 인간은 모두 하나님의 심판과 지배 아래 있다. 그러므로 조상을 하나님 외에 신적 대상으로 숭배하는 제사제도는 효도의 하나로서 예의나 인륜의 도덕이 아니고, 엄연히 우상숭배요 미신 행위다. 따라서 명절을 맞아 혹여 성도가 제사 의식에 참여한다면 하나님 앞에 얼마나 가증한 일이며 하나님을 등지는 행위이겠는가. 우리의 참된 경배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설날과 주일이 겹친 이날 과연 누구에게 경배하며 누구의 사람임을 확인해야 하겠는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하나님께만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려야 마땅하다.
/정재형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2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