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4-15 16:26:32 ]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교회에서 동계성회를 진행하는데 같이 가서 은혜 받자고 했다. 당연히 거절했다. 학원에 다니다 보니 수업을 빼먹을 수 없었다. 친구가 나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네가 아무리 기도해 봤자 나는 안 간다’고 속으로 콧방귀를 뀌며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노량진 샘터 공연에 초청받아 은혜 받으니 어느새 짐을 꾸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하룻밤만 있다가 다음 날 학원에 가려는 생각으로 흰돌산수양관으로 향했다. 설교 말씀 시간에도 머릿속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해서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친구 때문에 참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날 저녁부터 들리지 않던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다. ‘야! 이건 완전히 딱 내 이야기다’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말씀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 ‘메마른 내 감성에 눈물이 나다니!’ 성회에 오기 전까지는 눈물을 찾아볼 수 없던 나였다. 회개와 감사의 눈물을 흘리자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고,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은 느낌이었다. 무척이나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성회 셋째 날 은사 집회 때 말씀이 좋아서 한 단어도 놓칠세라 귀 기울여 들었다. 통성기도시간에 내가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이 나왔다. 방언은사를 받은 것이다. 사실 말씀으로는 들었으나 방언 은사가 정말 존재한다고는 믿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방언하는 모습이 거짓인 것 같아 가증스럽기까지 했다. ‘내가 뭐 한 거지? 혹시 방언? 에이 설마 아닐 거야’ 하며 애써 부인했다. 목사님이 “방언은사 받은 사람 일어서 보세요” 할 때도 일어서지 않았다. 그런데 두 번째 기도할 때 또 방언이 터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주님이 나에게 은사를 선물로 주셨다는 사실을!
은사를 체험하자 주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지난날 방언은사를 의심하고 거부한 일과 불신앙을 눈물과 콧물이 범벅될 만큼 회개했다. 내가 지은 모든 죄를 생각나는 대로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진작 주님을 만날 것이지’ 이전까지 몸만 교회에 다니던 내가 후회스러웠다.
동계성회가 끝나고 귀가하려니 몹시 아쉬웠다. 은혜의 동산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 마음을 끝까지 지켜서 항상 뜨거운 열정으로 주님을 사랑해야지’라고 결심했다.
성회에 다녀와서 주님을 향한 뜨겁던 사랑이 식을 뻔하기도 했다. 몸이 연약해 멀리서 교회에 오고 가는 일이 힘들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기도하고 말씀도 읽었다. 지하철에서도, 집에서도 마음속으로 ‘주님을 못 버려요. 주님을 포기하지 않게 해 주세요. 모든 피곤과 유혹과 시험을 이기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목사님 저서 『절대적 기도생활』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지 못하게 마귀가 시험하고 유혹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지금도 수많은 유혹과 시험에서 승리하지 못할 때가 잦지만 끝까지 게으름, 교만, 질투, 불만과 싸워 이기려 한다. 마귀는 주님 앞에선 먼지보다 가볍다는 사실을 알기에 기도를 무기 삼아, 주님 이름을 방패 삼아 끝까지 싸우겠다. 어려움을 이기고 나아갈 때 주님이 나에게 더 큰 무기를 주시리라.
성회에 초대해 준 친구에게 감사하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은혜 받는지 모르겠다. 내가 교회에 정착하기까지 직분자들과 부원들이 그렇게 기도했는지 몰랐다. 그저 주님께 감사할 뿐이다. 이젠 주님 손을 영원히 놓지 않으리라.
위 글은 교회신문 <38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