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11-12 08:54:23 ]
<사진설명>11월 4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 앞 보수단체 농성장에 설치된 ‘광화문 애기봉 트리’의 모습.
김포시에 소재한 애기봉 등탑 철거와 관련해 철거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김포시청에서 잇달아 집회를 개최했다.
보수단체 ‘대한민국 구국채널’은 지난 11월 3일(월) 김포시청 입구에서 ‘애기봉 등탑 철거 규탄’ 집회와 함께 성명을 발표했다.
구국채널은 이날 “애기봉 등탑은 1971년 박정희 대통령 당시 건립돼 지난 40년 동안 남북 대치상황에서 최전선을 지켜온 ‘대북심리전의 상징’이자 ‘국민의 마스코트’였고, 북한 민주화를 기원하는 ‘희망의 등불’이었다”며 “정치적, 군사적 의미를 고려할 때 평범한 철탑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애기봉 등탑 철거는 국가안보를 해치는 행위이자 이적행위로서 철거를 주도한 자들을 결코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누가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주체와 의도를 조사해 전원 파면 내지는 강제 전역과 처벌을 해 달라”면서 “철거 사실을 몰랐고 보고조차 못한 국방장관도 해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집회에는 대한민국 구국채널 회원들만 참석했지만, 성명서는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나라사랑어머니연합’ ‘자유전진연합’ 같은 애국시민단체 15개 명의로 배포됐다.
이와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1월 3일(월)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포 해병 2사단 애기봉 전망대에 설치된 등탑이 43년 만에 철거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 장관은 이날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많은 국민이 애기봉 철탑에 대해 오랫동안 그 의미를 깊게 느끼고 애정을 가져왔는데도 충분하고 사려 깊게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레 철거해 심려를 끼쳤고, 국방장관이 예하 부대를 충분히 감독하지 못한 점이 죄송스럽다”고 답했다. 정부가 애기봉 등탑 철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일은 처음이다.
한 장관은 또 “철거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일을 성급하게 진행하여 많은 억측이나 우려를 일으킨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기봉 등탑은 그동안 북녘 동포에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전해 주는 의미 있는 탑이었다”고 평가했다.
교계 십자가 등답 재설치에 적극적
교계는 애기봉 십자가 등탑을 새로 설치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기총은 최근 성명에서 “국방부가 교계와 어떠한 합의도 없이 안전상의 이유로 등탑을 철거해 유감이다”며, “철거된 애기봉 십자가 등탑을 대신할 등탑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직전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를 등탑건립추진위원장에 임명해 정부와 긴밀히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한기총과 별도로 ‘범기독교 애기봉 점등 탑 복원추진위원회’라는 단체도 애기봉 철탑 복원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휴전선 일대 전망대 네 곳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성탄절 기념예배와 점등행사를 재개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기독민주당(대표 박두식 목사)도 최근 군(軍)이 철거한 경기도 김포 애기봉 등탑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기독당은 11월 3일 성명을 내고 “60여 년간 십자가 불빛을 밝혀 온 애기봉 성탄 트리는 기독교 신앙의 상징이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구현이었다”며 “남북한과 전 세계의 평화, 종교의 자유를 위해 애기봉 등탑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1971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신앙의 자유를 담은 헌법을 존중하며 통일을 대망하는 차원에서 애기봉 등탑을 세웠다”며 “대한민국은 애기봉 등탑을 자유평화통일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기념물로 만들고 그 의미를 더 높게 승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창구도 급선무
‘한국교회 절기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도 11월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NEW ALL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행사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범기독교 전방 지역 성탄축하 예배 재개 및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탑 복원’을 추진한다. 부활절·성령강림절·추수감사절·성탄절 등 4대 절기를 기념하면서, 성탄절 기간에는 김포 애기봉·파주 도라산·철원·고성 전망대 등 전방지역 네 곳에서 구국기도회와 점등행사를 열겠다는 것.
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그동안 기독교는 북한 땅을 바로 볼 수 있는 전방 지역에서 점등행사를 진행했고, 특히 김포 애기봉 전망대는 북한과 거리가 3km에 불과해 지난 43년간 북한을 향해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왔다”며 “지난 10여 년간 한국교회가 구국통일 기도를 등한시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통일이 될 때까지 4대 절기 특별 구국통일 기도를 재개할 것을 결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애기봉 등탑’을 다시 세우겠다는 교계 기관들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연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애기봉 등탑은 정부와 군, 시민사회와 연관돼 있는 문제인 만큼, 연합을 통한 단일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재형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0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