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2-10 10:12:57 ]
예부터 내려온 세시풍속에 무속신앙 요소 매우 많아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께 경배하는 자세로 살아야
한국의 기독교인은 우리나라 민족 고유의 명절과 세시풍속을 바로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옛 관습을 조명해 보고, 세시풍속의 이면에 있는 토착화한 무속신앙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속신앙은 수천 년간 한국인의 생활 중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심지어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신앙인들의 생활 곳곳에서도 무속신앙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기독교인은 생활 깊숙이 전통문화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무속신앙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번 호에는 설날의 기원을 찾아보고, 설에 행해진 세시풍속에 자리 잡고 있는 무속신앙의 미신적 행위를 살펴보기로 한다.
설날의 유래
음력 1월 1일인 설날이 언제부터 명절로 자리 잡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에서는 약 4000년 전부터 음력 1월 1일에 제사를 지냈다는 설이 있는데 이 영향으로 일본을 제외한 중화권의 여러 나라가 현재까지도 이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춘절(春節)은 음력 1월 1일로서, 우리나라 설날에 해당하는 중국 최대 명절이다. 전통적으로 농업사회인 중국에서 봄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래서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에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기 위한 제사 대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존재하지도 않는 신에게 천지신명이라는 이름으로 복을 빌게 되었고, 효 사상을 강조하다 보니 이미 죽은 조상에게나마 복을 기원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7세기에 발간한 중국 역사서에서 찾을 수 있다. 『수서』와 『구당서』의 신라 관련 기록에는 왕권 국가로서 설날의 풍경이 남아 있다.
“매년 정월, 왕이 연회를 베풀고 여러 손님과 관원들을 모아 일월신을 향해 배례한다.”
아마도 삼국시대부터 음력 설을 기념해 온 것으로 보인다. 왕이 신하들과 함께 자연신에게 절하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불교와 유교사상이 전해져 결국 조상 제사로 바뀐 채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농업사회에서는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연과 관련한 미신도 많았고, 알지 못하는 신에게 알지도 못하는 믿음을 보여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조상을 귀신으로 만들어 점점 그 존재를 구체화했는데, 그것이 설날에 차례를 지내는 형태로 굳어져 전해져 오는 것이다.
설날에 행해지는 미신
설날 아침에 조상에게 차례 지내는 풍속은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자리 잡은 듯하다. 차례는 종손이 중심이 되어 지내는데 4대조까지 지내고 그 이상은 시제 때 산소에서 지낸다. 차례를 마치고 가까운 집안끼리 모여 성묘를 가는데 근래에는 설 전후로 성묘한다.
가정에서는 정초에 안택(安宅)을 하여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 안택은 무당과 같은 전문 무속인을 집으로 불러 진행하는 것으로 고사(告祀)보다는 규모가 큰 신년제를 말한다. 또 지역에 따라서 행하는 횡수막이(홍수매기)는 횡수(橫數)를 막는 의례로서 가족 가운데 그해 운수가 좋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각별하게 의례를 행한다. 횡수막이를 지낸 후에 짚으로 ‘제웅’을 만들어 그 배 속에 액운이 든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적은 종이와 돈을 넣어 삼거리나 사거리에 버린다. 이는 액운을 멀리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설날 꼭두새벽에 거리에 나가서 일정한 방향 없이 돌아다니다가 방향과 상관없이 소리를 들어 보는 의식이 있기도 했다. 이때 까치 소리를 들으면 길조이고 까마귀 소리를 들으면 불길하다고 한다. 설날 밤에는 야광귀라는 귀신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신발을 신어 보고 자기 발에 맞으면 신고 가는데 신발을 잃은 사람은 그해에 재수가 없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정월 대보름에 이런 세시를 행하고 또는 열엿새를 ‘귀신날’이라 하여 이날 밤에는 신발을 감추거나 엎어 놓는다. 귀신을 쫓는 방법으로 체나 키를 지붕에 매달아 놓거나 저녁에 고추씨와 목화씨를 태워 독한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그리스도인의 설날
이 같이 설날에 지내는 미신의 내용은 우상숭배와 기복신앙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미신을 미풍양속이란 미명하에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세태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가나안 족속을 모두 내치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리셨다. 또 그들의 관습과 풍속을 따르지 말라고 거듭 명령하셨다. 왜냐하면, 이방 족속의 풍속은 대부분 우상숭배였고, 그것을 무심코 수용하다 보면 어느새 우상숭배가 생활습관으로 젖어들게 되고 결국, 하나님을 믿는 신앙까지도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은, 집집이 부모와 형제의 삶 깊숙이 젖어 있는 불교적인 생각과 유교적인 생활 습관, 기복적인 무속신앙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좇는 옛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4:22~24).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자연 만물을 거저 주시면서 다스리고 지배하며 정복하라고 모든 권리를 주셨는데, 오히려 소유하고 지배하고 다스려야 할 존재인 인간이 자연 만물에 복종당하고, 악한 영은 자연 만물을 통해 인간을 지배하려 하니 인간은 과거로부터 귀신에게 복종하고, 지배받으며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 공로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우리는 악한 마귀의 지배에서 벗어나 오직 우리에게 영원한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영원한 행복을 주시려는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리며 한 해의 복을 빌어야 할 것이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