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30년사-1993년] 부흥회 때 일어난 웃지 못할 에피소드

등록날짜 [ 2016-02-19 09:32:27 ]

중직자들 때문에 오히려 담임목사가 힘들어하는 교회 많아
하나님 말씀으로 바로 가르치는 것이 부흥사의 사명이자 역할


 


<사진설명> 성회를 인도하는 윤석전 목사.

설립한 지 100년 가까이 되는, 전통 있는 어느 교회에서 윤석전 목사가 부흥회를 인도하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목사님 한 분이 전화를 했다.

“윤 목사님, 그 교회 집회 일정을 뭐하러 잡았어요? 우리 교단의 유명한 목사님이 그 교회에서 부흥회 인도하다가 더워서 양복 윗도리를 벗었다고 장로들에게 멱살을 잡혀 강단에서 끌려 내려왔다지 뭡니까? 감히 하나님 앞에 버릇없이 옷을 벗었다고 말이에요. 그런 교회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가십니까?”

극구 만류를 했다. 또 거센 장로들 때문에 담임목사가 붙어 있지 못하는 교회라고 했다.

‘장로들이 그렇게 잘못 배웠다면, 하나님 말씀으로 바로 가르치는 것이 부흥사의 사명이요 역할이 아닌가.’

윤석전 목사는 하나님께서 보내셨으니 반드시 역사하시리라 믿고 간절히 기도했다.

드디어 부흥회 날짜가 되었다. 장로들 중에는 TV에서 본 적 있는 유명한 정치인이며 재벌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예배드리는 태도가 제멋대로였다.

다리를 꼬고 앉아 마치 부하 직원에게 브리핑 받듯 강사를 쳐다보았다. 게다가 재벌이 수두룩한 그 교회에서 한여름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아 성전 안이 찜통같이 더웠다. 의자들도 다 낡아 보였다. 그 부자 중 한 사람이 크게 힘쓰지 않고 교회를 지어도 그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어쨌든 첫날 설교하는데 얼마나 무더운지 몸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윤석전 목사는 설교하다 말고 성도를 향해 말했다.

“이 교회는 장로님들이 훌륭하셔서 하나님을 어찌나 잘 섬기시는지 강단에서 상의를 벗는 목사의 멱살을 잡아 끌어낸다던데, 저는 너무 더워서 양복 상의를 좀 벗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일순간 교회 전체에 정적이 흘렀다. 윤석전 목사는 강단 정중앙, 전 성도가 보는 앞에서 윗옷을 벗어 강단 한쪽에 놓았다. 그리고 덧붙였다.

“제가 어느 교회에 부흥회를 하러 갔더니 강대상이 너무 커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설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평소 강단에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면서 설교하는데 이 교회 강대상이 커서 불편하니 강대상을 옮기면 안 되겠습니까라고요. 그랬더니 그 교회 장로 한 분이 나서서 ‘법궤를 움직이면 큰일납니다!’ 하고 난리를 냈습니다. 아니, 강대상은 설교할 때 원고 놓기 좋으라고 사용하는 것이지, 그것이 무슨 법궤입니까? 장로들 중에는 이렇게 외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결국 제가 사정사정하며 말했습니다. ‘장로님, 하나님께서는 죄로 멸망하는 우리가 안타까워서 자기 아들이라도 못 박아 죽여 그 피로 우리를 살리는 데 사용하셨는데, 이 강대상이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일에 불편하다면 치우고 편하게 말씀을 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또 강대상이 법궤는 무슨 법궤입니까. 그냥 나무로 만든 강대상이지요.’ 그렇게 간곡히 설득해도 그 무지한 장로님이 ‘아닙니다, 법궤입니다. 법궤! 움직이면 큰일납니다’ 해서 결국 강대상을 못 옮겼어요. 여기도 그런 식으로 외식이 충만한 분이 계십니까?”

그렇게 말하자 장로 중에 아무도 내려오라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대신 그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어디서 저런 강사를 불러왔어?’라는 듯 불만이 가득했다. 성회 첫날이라 성도들이 은혜받을 수 있도록 영적인 분위기를 바로잡아 주느라고 설교를 밤 8시에 시작해서 한밤중에 마쳤다.

장로들은 그 긴 시간 내내 다리를 이리 꼬았다 저리 꼬았다 했다. 윤석전 목사의 눈엔 그 장로들의 영적인 모습이 참으로 불쌍해 보였다. 신앙생활이 뭔지, 직분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장로라는 명예만 짊어지고 교회에 오가는 사람들. 목사에게는 설교하다 땀이 나도 하나님 앞이라고 상의도 못 벗게 하면서 자기들은 하나님 앞에서 마음대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움직이는가? 자기들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제 것처럼 육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며 죽을 짓을 하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은 다 죄인이고 자기만 의인인 체하는 이들. 외식하는 바리새인들이 따로 없었다.

둘째 날, 윤석전 목사는 장로들을 은혜받게 하려고 “저 뒤에 다리를 꼬고 앉은 장로님들, 전부 앞으로 나오세요”라고 했다. 그러고는 대놓고 말했다.

“이 교회는 장로가 하나님입니다. 교회를 마음대로 움직이는 하나님들이 사람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 하셨는데 장로들이 하나님 자리에 앉아 하나님이 되었으니 큰일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꼭 지옥 갈 것입니다. 살고 싶거든 이번 집회 동안 하나님 자리에서 내려와 하나님 은혜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도들에게 밤낮 존경받고 목사들도 굽실거리는 장로들에게 어디서 비쩍 마른 목사가 와서 대담하게 말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윤석전 목사는 그날 작정하고 장로 직분이 무엇인지 긴 시간 설교했다.

집회 셋째 날 아침 일찍 장로 두 명이 강사 방으로 윤석전 목사를 찾아왔다. 한 명은 유명한 정치인이고 또 한 명은 건설회사 사장이었다. 자기들이 낮 성회 후에 점심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윤석전 목사는 정중히 사양했다.

“장로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저는 집회 다닐 때 그 교회에 폐를 끼치지 않고 전 성도가 은혜받는 데 마음 쏟으라고 밥하는 사람을 데려가고 먹을거리도 일체 준비해서 갑니다. 그러니 식사 대접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리 사양해도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우겼다.

“강사님, 저희가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럽니다. 꼭 저희와 같이 식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의 태도는 첫날과는 사뭇 달랐고 표정도 뭔가 비장했다. 윤석전 목사는 궁금증을 갖고 그들이 마련한 식사 자리에 나갔다. 식사를 다 마친 후 상을 물리기 전 두 장로가 갑자기 윤석전 목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윤석전 목사는 놀라 만류했다.

“장로님들, 왜 갑자기 무릎을 꿇으십니까?”
“목사님, 저희는 지금까지 하고 싶어서 장로를 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에 다니다 보니 저희가 사회적 신분이 있으니까 교회에서 시켜 줘서 장로가 된 것입니다. 이번에 목사님께서 하신 설교 말씀을 들어 보니 장로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데…. 저는 사실 구원도 못 받은 사람입니다.”

“당신이 구원 못 받은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목사님께서 하신 설교 말씀을 듣고 알았습니다. 어제 저녁에야 드디어 저도 예수 믿고 구원받았습니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니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윤석전 목사가 대답했다. “제가 아니라 우리 주님이 하신 일입니다.”

또 다른 장로는 “목사님이 우리 교회에 안 오셨으면 저희들은 꼭 지옥 갈 뻔했습니다. 정말 교회를 제 마음대로 했습니다. 목사도 제 마음대로 쫓아냈어요. 사람들이 제 말을 다 따랐으니까요. 하나님 말씀과 아무 상관없이 제 마음대로 교회를 움직였습니다. 이제는 교회에서 제멋대로 하던 못된 버릇 다 버리고 하나님 말씀에 따라 아론과 훌처럼 주의 종을 수종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장로들이 이렇게 변한 것은 하나님께서 윤석전 목사를 사용하셔서 하신 일이다. 오직 역사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4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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