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갑게 돌아봤다면 주님이 더 기뻐하셨을 텐데…

등록날짜 [ 2019-11-15 15:58:24 ]

회원들 섬긴다며 부지런히 충성했지만

한 해 돌아보면 더 못 섬긴 아쉬움 가득

또 써주신다면 주님처럼 더 사랑하고파



<사진설명> 45여전도회 회원들과 대성전 우측 언덕 ‘성령충만’ 바위 앞에서 찰칵.


류기자 회장(45여전도회)


주일 저녁예배를 마치면 95세 노모께 진지를 챙겨드리러 부랴부랴 집으로 향한다. 치매기가 있는 어머니는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며 타박이다. 월례회가 있는 주일 모임에는 여전도회원들이 보통 30여 명 참석한다. 회원들 섬기려 분주했던 하루를 돌아보니 한 명 한 명 더 돌아보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남는다.


맞춤형 섬김에 회원들 은혜받아
주일이면 부서 식구들이 친교를 나누느라 모임방이 시끌벅적하다. 개성 강한 이들이 45여전도회라는 이름으로 모여 은혜를 나누고 함께 기도한다. 직분자로서 회원들 눈높이에 맞춰 잘 섬겨야 하는데…. 나 나름대로 분주하게 움직이는데도 회원 모두 깊이 있게 챙기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우리 부서의 부회장, 총무, 전도부장, 섬김부장 같은 직분자들이 한마음으로 섬기는 데 열심을 낸다. 회장이 못다 챙기더라도 귀가하는 회원들을 길가에까지 나가 배웅해 주고 기도해 주며 주님 사랑을 실천한다. 교회에 처음 와서 낯설어할 것 같은 회원이 있으면 전 날 직분자들에게 미리 공지해서 옆에 바싹 붙어 섬기게 한다. 합력해 선을 이루는 것이다.


여전도회원들을 모임에 오게 하려면 다양한 사정과 처지에 따라 맞춤형으로 섬겨야 한다. 주님께 기도하면 때맞게 섬길 지혜를 주셔서 부족하지만 회원들을 챙기고 있다.


나와 동갑내기 김희숙 성도는 몸이 불편해 모임 참석을 주저했다. 좌식인 모임 방 바닥에 앉기가 불편할 듯해 조그만 상을 준비했더니 한결 마음 편하게 모임에 오고 있다. 올해 초에는 친구까지 전도해 와서 섬기고 있다.


지난 8월 직분자세미나를 앞두고 회원들이 사모되는 마음으로 참가하도록 기도했다. 회원 대부분 직장인이라 성회에 온전히 참가할지 염려돼 “이번에는 꼭 참가합시다” “휴가를 받아서 꼭 은혜받읍시다” 애타게 권면했다. 그러자 회원 스스로 사모하며 20명이 참가해 큰 은혜를 받았다. 잠자리를 가려 예민한 회원들을 위해 침대 딸린 방을 얻어 참가하게 했는데 그중 주일예배만 드리던 한 회원이 요즘 저녁예배까지 드리고 있다.


살가운 말 한 마디가 마음 문 열어
따뜻한 말 한 마디에도 주님께서 일하시는 현장을 자주 경험했다. 모임에 오지 않던 한두 살 많은 회원을 챙기려고 주일이면 대성전 문 앞에서 애타게 기다리곤 했다. 잠깐이라도 얼굴 보면서 주님 사랑을 전하고 싶어서다. 만날 때마다 “언니가 와야 모임 분위기가 살아요”라고 친근하게 권면하자 마음 문이 열렸는지 모임에 왔다. 어떤 날은 “섬김만 받으니 나도 섬기고 싶다”며 회원들과 전도하다 밥 한 끼 사먹으라며 식사비를 챙겨준다. 주 안에서 따뜻한 사랑을 베푸니 감사하기만 하다.


도봉구에 사는 한 회원은 모임에 못 참석하는 이유를 “멀리서 겨우 교회에 오는 터라 함께 식사할 때 한 번도 반찬을 못 해와서”라고 했다. 그 회원에게 “우리 여전도회는 반찬이 남아 돌아요. 와서 맛있게 먹고 칭찬만 듬뿍 해 줘요”라고 임무(?)를 맡겨 맘 편하게 오게 했다. 요즘도 모임에 잘 오고 있어 기쁘다.


여전도회장을 2년간 어떻게 감당했는지 돌아보면 잘못한 일만 떠오른다. 언제 한 해가 지나갔나 할 만큼 분주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크다. 힘들 때마다 ‘우리 담임목사님은 더 힘드실 텐데’ ‘주님은 영혼 구원에 더 애타실 텐데’ 생각하면서 이기려 했다.


직분이 나를 만들어 간다. 직분받지 않았다면 이만큼 신앙생활 했을까 싶다. 내년에도 써주신다면 감사하며 충성하겠다. 세파에 지친 회원들이 있다. ‘회원들 한 명 한 명 더 돌아봐야지’라며 기도에 힘을 쏟는다. 사용해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회계연도 결산기획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4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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