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부름을 받은 빌립(‘말을 사랑하는 자’라는 뜻)은 영적으로 우둔하여 실수도 많이 하였으나, 결국 자신의 생명을 바쳐 하늘나라의 한 기초석이 된 믿음의 선진이다. 오실 메시야를 기다리며 진리를 찾아 구하던 빌립은 벳세다에 오신 예수님을 만나 그의 친구 나다나엘을 주님께 인도하는 열심을 보이기도 했다. 예수님으로부터 최초의 제자로 부름받고 나선 빌립은 항상 주님과 동행하는 축복의 길을 걸었다.
교회에 대한 유대인 핍박자들에게 첫 희생자로 스데반 집사가 순교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결국 성도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사마리아 지방으로 내려간 빌립은 하나님의 사랑의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마리아에서는 우상을 섬기고 술객들이 활개치고 있었다. 빌립은 예수 이름으로 병든 자들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 내는 등 많은 이적을 행하였다. 술객들마저 굴복할 수밖에 없는 빌립의 능력 앞에 사마리아인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침례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빌립을 사마리아에 그대로 머물게 하지 않으셨다. 사마리아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명예를 버리고 성령의 인도대로 빌립은 광야길로 떠난다.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에 절대 순종하는 빌립이 가는 길은 하나님의 예정 속에 계획된 길이었다. 광야길에서 빌립은 이디오피아 여왕 간디게의 내시를 만난다. 마침 성경을 읽고 있던 내시는 빌립에게서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를 듣고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난다. 하나님께서는 빌립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의 복음화의 장을 열게 하신 것이다.
신실한 믿음과 성령이 충만하고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이 있을 때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다.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받은 빌립은 민족적 감정을 뛰어넘어 사마리아인들은 물론 이디오피아의 내시를 변화시켜 주님의 나라를 확장시켰다. 또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항상 하나님 본위로 순종하며 살아감으로써 전도자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7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