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후 소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에서 복음 전파
열두 사도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몬 베드로와 잘 알려지지 않은 셀롯 시몬, 곧 두 사람의 시몬이 있다. ‘셀롯’은 열광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전승에 의하면 그가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잡이하다가 예수를 좇으라는 부름을 받았다고 전한다. 신약성경에는 셀롯 시몬의 개인적인 역사가 없을 뿐 아니라 열두 사도의 거의 끝머리에 기록되어 있다. 특별한 재능이 있든 없든 그의 이름은 그가 열광적이며 성급하고 열렬한 사람임을 나타내 주고 있다.
예수의 제자 중 마태와 시몬은 서로 협력할 수 있었을까? 마태는 세리로서 로마제국에 협력한 사람이고 시몬은 로마를 증오한 사람이었다. 시몬은 열렬한 애국자였으나 마태는 매국노였다. 마태는 로마제국의 도구였으나 시몬은 로마제국의 적이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여건에서 만났기 때문에 분명히 마태는 시몬이 속해 있는 셀롯인들의 암살대상자 명단 위쪽에 자리 잡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두 사람 사이의 깊은 바다에 다리를 놓으셨다. 개인적인 증오심은 예수님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에 의하여 극복되었다. 시몬과 마태의 화해는 복음의 화해능력을 증명해 주었다. 이들이 조그마한 단체 속에서 화평하게 살 수 있다면 복음은 사람들 사이의 모든 불화를 치유할 능력을 가진 것이다. 예수께서는 화목제물로 이땅에 오셔서 하나님과 인간을 화목케 하셨고, 인간들도 서로 화목케 하셨다.
십자가를 위하여 칼을 포기한 시몬은 계속 예수님을 좇았다. 십자가의 처형이 있기 전 다락방에서 가진 최후의 만찬 때도, 주께서 부활하신 몸으로 열한 명의 제자 앞에 나타나셨을 때도 그는 그 자리에 있었다.
주님의 변화시키는 능력을 통하여 열혈당원인 시몬의 정치적인 야심은 온화한 포부로 바뀌어 부드러워졌다. 호전적인 기질은 전도활동의 동기로 변하였다. 왕국에 대한 의견은 유대를 위한 편협한 애국심으로부터 온 세상을 향한 정열로 성장했다. 목숨을 위하여 압제정권과 큰 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죄 사함을 통하여 생명을 얻고, 참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깨달았다. 주님을 만나고부터 시몬은 주님의 나라를 선포하기 위하여 정열을 쏟았다.
시몬은 소아시아, 북아프리카, 흑해 지역과 바벨론 등지에서 복음을 전한 것 같다. 어떤 이야기는 그가 페르시아에서 폭도들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시몬의 상징은 성경에 누운 물고기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어부가 말씀을 전파하여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 것을 가리킨다. 이는 오순절 후에 시몬이 그 어떤 제자보다 열심히 복음을 전하며 철저하게 살았는지를 보여 준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