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식물이야기] 순전한 나드의 향기

등록날짜 [ 2011-12-20 17:11:15 ]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리고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마가복음 14장 3절)

베다니에 사는 마리아는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져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발을 씻었다. 이 향유는 매우 비싼 것이며, 예수의 장례를 준비하는 의미가 있다. 예수의 시신에 향품을 바르려던 막달라 마리아의 행동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드(Nard)는 영어식 표현이며, 히브리어로는 네르드(Nerd)로서 산스크리트어 Nalada(향기를 뿜다)라는 말이 변형된 것이다.

아로마테라피 중에서 강력한 신경진정제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신경안정제로 이용되었으며, 따뜻한 목욕물에 몇 방울 떨어뜨리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나드는 해발 3000~ 4000m의 히말라야 산맥에서 자라는 마타릿과의 다년생 초본으로서 야생 뿌리를 건류(乾溜)하여 향유를 얻는다.

나드 향유가 비싼 이유는 원천적으로 야생 나드초가 희귀한 데다 딱딱한 뿌리 한 아름을 쪄야 한 두 방울 얻을 수 있는 분량(1~2%), 고산지대라는 여건, 흙을 씻고 쪄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 팔레스타인까지의 대상(隊商) 운반비와 국경세 때문이었다.

팔레스타인에서 출토된 옥합의 용량은 보통 100g 정도인데 비해 나드 가격은 300데나리온, 즉 노동자의 일 년치 품삯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나드 향유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나드초의 뿌리 영양상태가 좋은 10~12월 사이에, 자연 상태로 자란 야생 뿌리를 채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새로운 향유산업에 밀려 상업적인 채취가 중단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따라서 나이가 많은 티베트 원주민에게 개별적으로 주문하여야 소량의 나드 향유를 구할 수 있다.

나드는 워낙 비싼데다 휘발성이 강하므로 튼튼한 옥합에 넣은 후 밀봉하여야 인도에서부터 팔레스타인까지 운반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향유를 사용할 때는 밀랍 등으로 밀봉된 것을 뜯어야 했는데, 성경에서는 이 과정을 ‘옥합을 깨뜨리고’로 표현하였다. 병과 뚜껑이 한 덩어리가 될 정도로 완벽하게 밀봉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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