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유물이야기] 데나리온의 화폐 가치

등록날짜 [ 2012-05-08 15:03:38 ]

“저가 하루 한 데나리온씩 품꾼들과 약속하여 포도원에 들여보내고”(마20:2).

“우리가 바치리이까 말리이까 한대 예수께서 그 외식함을 아시고 이르시되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다가 내게 보이라 하시니”(막12:15).

데나리온은 신약성서에서 가장 빈번히 언급하는 화폐단위다. 원래 그 무게는 4.55g이었으나 네로 황제 때에 3.41g으로 줄었고, 후에는 2.3g으로 떨어졌다. 지름도 22mm에서 18mm로 줄었다. B.C.209~A.D.215에 데나리온은 표준이 되는 은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데나리온은 노동자 하루 임금에 해당하는 가치이며(마20:2~13), 다른 화폐 가치를 가늠할 때 중요한 기준화폐가 된다.

마태복음 18장 28절에, 자신은 용서받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용서를 베풀지 않은 사람이 동료에게 빌려줬다는 돈이 100데나리온이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가 죄 사한 정도를 빚의 양(量)으로 설명하는데, 한 사람은 500데나리온, 다른 한 사람은 50데나리온을 각각 빚진 것으로 나온다(눅7:41).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에서 강도당한 이를 여관에 맡기고 여관 주인에게 사마리아인이 차후 완불을 약속하며 선지급한 숙박요금이 2데나리온이다(눅10:35).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을 보면, 군중을 먹일 식량 대금으로 200데나리온(막6:37;요6:7), 여인이 예수의 머리에 부은 향유 가격으로 300데나리온(막14:5;요12:5)을 거론한다. 요한계시록은 기근 시에 밀 한 되 가격이 1데나리온까지 올랐다고 기록한다(계6:6).

데나리온은 라틴어 데나리우스(denarius)에서 온 말이다. 데나리온은 1세기에 가장 많이 유통된 은화였으며, 동방에서는 안디옥과 갑바도기아의 가이사랴에서만 주조했다. 이 화폐가 범용화한 데에는 이것이 군대 봉급을 주는 데 사용했던 것이 원인의 하나다. 또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데 사용함으로써 그 위치는 더욱 공고해졌다.

모든 공관복음서는 데나리온을 ‘세금을 바치는 돈’이라고 말한다(막12:13~17참조). 예수는 누군가에게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와 그 형상과 새겨진 글씨에 관해 묻는다. 그 동전에는 황제의 초상과 그와 관련한 글씨가 새겨 있었다. 통치자의 권위는 곧 화폐를 유통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따라서 ‘화폐’는 곧 능력이기도 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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