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동물이야기] 부정한 짐승 ‘돼지’는 왜 키웠을까?

등록날짜 [ 2012-07-10 10:17:56 ]

유대인은 부정한 음식을 배척하고 정결 음식을 고집한다. 그들이 먹는 정결 음식을 흔히 ‘코셔’라고 하는데, 이는 히브리어 ‘카셔’의 영어식 발음이다. 이 정결 식사법이 유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유대인임을 늘 자각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셔는 2000년 이상 계속한 유랑생활에서 종족을 보존하는 대들보 역할을 해 주었다.

돼지는 습성이 워낙 불결한 데다 모양도 볼품없어서 유대인뿐만 아니라, 유대교 영향을 받은 이슬람교에서도 고기로 먹지 않는다. 이에 비해 기독교에서는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골2:16)는 성경 말씀을 따라 돼지고기를 꺼리지 않는다. 일례로 전통적 기독교 국가인 독일에서는 돼지 족발 요리가 유명한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경에는 ‘돼지’라는 단어가 21번 나온다. 부정한 동물을 설명하는 내용에서 2번, 군대 귀신이 쫓겨나는 장면에서 9번 나온다. 그리고 탕자 비유에서 2번, 기타 더러운 것 등으로 8번 나온다. 신구약별로는 구약에서 8번, 신약에 13번 나오는데 모두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져 있다.

예수를 알아본 군대 귀신은 돼지 떼에 들어가, 돼지 2000여 마리가 바다로 내리달아 몰사했다(막5:13). 예수께서 말씀하신 탕자의 비유에서도 탕자는 돼지 떼 주인에게 고용돼 있었다(눅15:15).

그러면 유대인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면서 왜 돼지를 쳤을까? 그 답은 당시 역사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당시는 팔레스타인이 로마 지배 아래에 있었으므로, 로마인에게 돼지를 팔 수 있었다. 어쩌면 돼지 떼 주인이 유대인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고대 로마에서는 돼지고기를 음식 재료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그리스에서처럼 ‘풍요를 비는 제사’ 제물로도 사용했다. 바빌론에서 귀환한 유대인이 성전 재건을 마치고 안정을 되찾자, 팔레스타인에는 곧 헬레니즘 문화가 밀어닥쳤다.

예루살렘 성전에는 제우스 신상이 세워졌고, 그 앞에는 돼지고기가 있었다. 유대인은 이 우상과 부정한 고기 앞에 절할 것을 강요당하기도 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9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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