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1-06 15:29:42 ]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외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 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민수기 11장 5절).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 같이, 원두밭(호박밭)의 상직막 같이, 에워싸인 성읍 같이 겨우 남았도다”(이사야 1장 8절).
출애굽에 성공한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에서 먹던 음식들이 몹시 그리웠다. 이스라엘 백성은 외와 수박과 부추와 마늘을 열거하며 모세를 원망하였다.
히브리어 ‘키슈’는 ‘어렵다’는 뜻이며, 잘 사용하지 않는 어원에서 유래했다. 이를 원두, 오이, 수박, 멜론 등으로 번역한 성경도 있으나 허성갑 목사가 쓴 ‘히브리어 직역 구약성경’에서는 호박으로 번역했다. 히브리어 사전들도 키슈를 오이처럼 길쭉한 호박으로 풀이하였다.
‘키슈’는 둥글고 큼직한 동양계 호박(C. moschata)이 아니라 길쭉하게 생긴 주키니 호박(C. pepo)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주키니 호박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광복 이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무렵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므로 성경을 번역하던 당시에는 이 단어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사야서에 나온 원두밭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미크솨’로서 키슈에서 유래한 단어다. 따라서 호박밭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다. ‘원두밭의 상직막’은 다양하게 번역했으나 원두밭(園頭―)은 결국 호박밭이며 상직막(上直幕)은 밤에 숙직하려고 지은 막일 것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에는 다양한 호박이 있으나 둥글고 큰 늙은 호박(Pumpkin)과 길쭉한 주키니, 즉 스쿼시(Squash) 호박이 주를 이룬다. 그중 애호박으로 먹는 길쭉한 주키니 호박을 ‘키슈이’라 한다.
주키니 호박은 동글동글하게 썰어 애호박전을 부쳐 먹거나 오븐에 구워 먹으며,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썰어 국처럼 끓이는 스튜(stew)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은 주키니를 주식처럼 먹는다. 이렇게 즐겨 먹는 호박이 광야에는 없었으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이 음식을 그리워하였다.
위 글은 교회신문 <31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