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열왕 이야기 <42>] 인간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등록날짜 [ 2013-01-02 09:04:51 ]

말년에 중병에서 나아 15년 수명 연장받았으나
후세를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잘못 저질러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저에게 나아와서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처치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가로되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의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심히 통곡하더라”(왕하20:1~3).

열왕기하 20장은 히스기야 인생의 마지막 부분으로, 죽을병에 걸렸다가 하나님 은혜로 생명을 연장한 일화가 기록됐다.
 
히스기야가 불치병에 걸렸다. 이사야 선지자에게서 살지 못할 것이니 집을 정리하라는 말까지 듣자 히스기야는 낯을 벽으로 향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과거에 자신이 행한 선한 일들을 기억해 달라고,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심히 통곡하며 기도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의 간절한 기도에 금세 응답하셨다.

이사야 선지자가 성읍 가운데 이르기도 전에 여호와의 말씀이 이사야 선지자에게 임하여, 히스기야가 삼 일 안에 질병에서 회복하리라는 말씀이었다. 그때 히스기야는 생명을 15년간 연장받았다. 이는 하나님께서 유다의 운명을 연장하셔서 앗수르에서 구원하실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생명 연장의 징표로서 하나님께서는 해의 그림자를 10도 뒤로 물러나게 하는 이적을 보이셨다.

히스기야가 병들었다는 정보를 듣자 바벨론 왕이 사신을 보내서 위문했다. 신흥 강대국인 바벨론의 왕이 자기에게 사신을 보내자 히스기야는 우쭐해지고 흥분했다. 그리고 자기와 자기의 나라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랑하고 싶어서 왕궁에 있는 모든 좋은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히스기야가 사자의 말을 듣고 자기 보물고의 금은과 향품과 보배로운 기름과 그 군기고와 내탕고의 모든 것을 다 사자에게 보였는데 무릇 왕궁과 그 나라 안에 있는 것을 저에게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으니라”(왕하20:13).

바벨론 왕의 사신들은 그것들을 보며 감탄했을 것이고, 히스기야는 그들에게 좋은 것들을 계속 보여줬을 것이다. 보여준 모든 것이 먼 훗날 바벨론으로 옮겨지게 될 줄 꿈에도 모른 채…. 히스기야 왕으로서는 자랑 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은 결국 유다의 운명을 계시(啓示)한 사건이 되고 말았다. 이사야 선지자는 예언을 통해, 왕궁에 있던 모든 것이 바벨론으로 옮겨지고, 왕의 아들 중에서 바벨론에 사로잡혀 가 환관이 될 것이라고 선포한다. 결국 앗수르를 피한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할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히스기야 왕은 수명을 연장받자 이번에는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른다. 바로 자식 교육에 실패했다. 히스기야는 수명을 연장받은 지 3년 만에(왕하21:1) 왕자를 얻었고, 늘그막에 얻은 독자라고 너무 귀하게 키웠다. 므낫세 왕자는 12세에 즉위하여 히스기야 왕이 행한 모든 정치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포학한 악정을 해서 아모리 족속의 행위보다(창15:16) 더 심하다는 평가를 하나님께 받았다. 므낫세 손자인 요시야 왕이 선정을 베풀었지만, 므낫세는 제사장 왕국이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데 일조한 왕이 되고 말았다(왕하21:11~16).

결론적으로 히스기야 왕은 다윗 왕처럼 성군이 되고 싶었지만, 나라가 망하기 직전 또는 자신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그 순간에만 진심으로 하나님을 찾았을 뿐, 소원을 성취한 후에는 하나님 은혜를 망각하고 제사장 나라의 미래까지 등한히 했다. 그 점이 다윗 왕과 크게 구별되는, 히스기야 왕이 지닌 한계였다.

히스기야는 저수지와 수도(水道)를 만들어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이는 엄청난 업적을 세웠는데도 유다의 불운한 미래를 예측한 왕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히스기야 왕을 경계 삼아, 삶에서 이룬 것, 가진 것, 경험한 것이 있다 해도 그것으로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믿음조차 자랑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 십자가 외에는 내게 자랑할 것이 없나니”라고 말한 바울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교만했다 할지라도 히스기야는 대체로 훌륭하고 신실한 왕이었다. 온 유다와 예루살렘 주민이 히스기야의 죽음에 애도했으며, 히스기야를 다윗 자손 묘실 중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장사(葬事)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히스기야처럼 정말 흠 잡을 데 없는 왕도 결국 교만 죄를 범하고 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결국 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완벽하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그러기에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주가 되신다. 위대한 왕이라 칭송받는 다윗도, 히스기야도 단지 그림자일 뿐임을 깨닫게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3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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