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는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어느 날 예수의 소문을 들었다. 예수가 병든 자를 고치고, 악한 마귀를 쫓아내며 천국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었다. 도마는 예수가 메시아라고 확신했다.
석수장이인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고 예수를 따랐다. 도마는 예수께 충성하리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떠한 위험이라도 감수할 각오로 눈빛을 반짝였다.
그러던 중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예수께서 유대로 다시 가자고 하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랍비여 방금도 유대인들이 돌로 치려하였는데 또 그리로 가시려 하나이까”(요11:8) 하며 극구 말렸다.
그러나 도마는 달랐다.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요11:16) 하며 예수를 기꺼이 따랐다.
이처럼 비장하던 도마의 마음은 현실적인 위협 앞에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유대 민족을 구원할 메시아로 알았던 예수가 로마 병정들에게 힘없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도마는 낙심하며 도망쳤다.
당시 사람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표적을 보고 믿었다(요2:23). 그 표적이 사람들 눈앞에서 사라지고 처참한 십자가가 나타나는 순간, 그들은 믿음의 대열에서 이탈했다. 도마도 마찬가지였다.
도마는 이성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마의 사고방식으로는 예수께서 이루신 구원사역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 비탄에 잠겨 있던 도마는 예수가 부활하셨다는 다른 제자들의 말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도마는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요20:25)며 단호히 말했다. 이윽고 예수께서 도마 앞에 나타나셨다.
예수는 의심하는 도마를 책망하지 않았다.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20:27). 그제야 도마는 고백한다.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20:28).
못 자국과 창 자국을 보고서야 예수가 부활했다는 사실을 믿은 도마에게 예수께서는 보고 믿는 믿음도 좋지만 “보지 않고 믿는 믿음이 더 복되다”고 말씀하셨다(요20:29).
회한과 의혹에 잠겨 있던 도마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남으로 진정한 믿음의 사람으로 변화됐다. 도마는 마가 다락방에서 성령 충만함을 받고 인도에 가서 예수 복음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알려졌다.
/정리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1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