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룟 유다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었다. 예수께서 사시던 당시 사람들은 ‘유다’라는 이름을 명예롭게 생각했다.
예수의 선조로 기록된 야곱의 넷째 아들 ‘유다’, 바벨론 포로 시절 이전 예수 족보에 등장한 ‘유다’, 느헤미야 때에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감독한 ‘유다’, 예수의 형제 중 한 사람도 ‘유다’였다.
‘유다’라는 히브리 이름은 당시 유대인에게 흔했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 고난 이후 ‘유다’라는 이름은 배반과 멸시, 혐오스러움과 동의어로 인식됐다.
가룟 유다는 예수의 공생애 초기부터 3년 동안 예수와 동고동락했다. 한때는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전도 지역에 파송됐다. 예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병을 고치며 천국 복음을 전했다.
가룟 유다는 예수의 제자 중에 세리 출신 마태가 있는데도, 재무를 맡을 만큼 수리에 밝고 유능했다. 가룟 유다는 예수의 말씀에 은혜를 받았고, 예수께서 행하신 이적과 권능에 탄복하여 메시아 왕국을 꿈꾸었다.
당시 유대인 대부분은 로마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구출해 줄 메시아를 고대하고 있었다. 가룟 유다도 정치적 야심을 품고 예수를 따랐을 것이다.
또 가룟 유다는 돈을 사랑했다. 회계를 맡은 유다는 공금을 착복했다(요12:6). 예수께서는 가룟 유다가 배반하리라 언급하시어 유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다.
유월절 최후의 만찬 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요13:21). 제자들은 근심스러운 얼굴로 저마다 “내니이까?”라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내가 한 조각을 찍어다가 주는 자가 그이라”고 하시면서 유다에게 떡 한 조각을 주셨다. 유다가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고치려 하지 않자, 사단이 유다 속에 들어갔다(요13:27).
가룟 유다는 예수를 죽이려고 오랫동안 벼르던 제사장들과 바리새인에게 은화 30개를 받고 예수를 팔았다.
가룟 유다는 양심이 찔렸지만 회개할 기회를 포기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나님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악으로 사람을 이끌지 않으신다. 유다에게도 회개할 충분한 기회를 주었지만, 유다는 불신앙으로 말미암아 회개치 않았다.
우리 속에도 자기 욕심과 이기심 탓에 예수를 부인하고 배반하는 가룟 유다의 근성이 있다.
예수를 부인한 베드로가 회개하여 새 출발 할 기회를 얻은 것처럼, 우리도 회개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 가룟 유다처럼 단지 후회하고 자책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정리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