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개오는 여리고 성의 세리장이며 부자였다(눅19:2).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다. 유대인이 내는 세금은 수확한 전체 농산물의 약 35%에 달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허리가 휠 정도로 과중했다.
로마 총독에게 조세 징수를 위탁받은 산헤드린 공의회는 유대인 중에서 세리를 고용했다. 세리는 세금 징수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 때문에 세리는 동족의 고혈(膏血)을 짜는 로마의 앞잡이와 매국노로 손가락질당했다.
그런데도 삭개오는 자신의 직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보다 키가 작아서 같은 조건에서는 언제나 불이익을 당했기 때문이다.
삭개오는 세리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재물을 많이 모으면,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 정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성취했어도 공허함을 채울 수 없었다.
어느 날, 삭개오는 예수의 소문을 들었다. 예수를 만나면 삶이 변화되고, 기쁨과 평안을 누린다는 소식에 삭개오는 예수 만나기를 갈망했다.
때마침, 예수께서 여리고를 지나가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삭개오는 예수를 먼발치에서라도 보려고 달려나갔다.
그러나 키 작은 삭개오는 군중에 둘러싸인 예수를 볼 수 없었다. 체면 불고하고 길가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다.
지나가던 예수께서 발길을 멈추고 삭개오를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눅19:5).
예수님의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삭개오 집안은 웃음꽃이 피었다. 삭개오는 예수님께 회개를 했다.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사배나 갚겠나이다”(눅19:8).
뒤이어 예수님은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19:9~10)고 선포하셨다.
삭개오는 철저한 회개로 예수님께 ‘구원’을 얻었다. 구원의 시점이 미래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현실임을 깨닫게 한다.
삭개오는 자신의 부를 축적하려고 세상 악과 짝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예수를 영접하고 회개할 때, 예수께서는 삭개오에게 하나님의 자녀라는 지위를 회복시켜 주셨다.
구원을 잃어버린 사람은 지금 바로 회개해야 한다.
/정리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2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