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라는 로마시민권을 가졌다. 로마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은 투표권이 있었으며 재판 없이 구금이나 투옥할 수 없는 법적인 보호를 받았다.
실라는 헬라파 유대인으로서 로마식 이름은 ‘실루아노’다. 사도행전에는 실라로 표기되었고, 바울 서신에서는 실루아노로 나온다.
실라는 사도행전 15장에 바사바라 하는 유다와 함께 등장한다. 예루살렘교회 대표자로서 안디옥과 수리아, 길리기아에 있는 교회로 파송되어 2년간 사역했다.
그 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실라는 바울의 동역자가 되어 2차 전도여행을 떠난다. 전도여행 도중, 빌립보에서는 귀신 들려 점치는 여종을 고쳐 준 것이 화근(禍根)이 돼 큰 봉변을 당한다.
귀신들린 불쌍한 여인을 이용해 돈을 벌던 은퇴 로마 군인들은 사람들을 동원해 바울과 실라를 폭행하고 공식 재판도 없이 옷을 모두 벗기고 감옥에 투옥했다.
바울도 로마시민권을 가졌지만, 실라와 함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 로마시민권의 특권을 이용하지 않았다. 다만 복음 전도에 필요할 때만 로마시민권을 사용했다.
바울과 실라는 깊은 감옥 속에서 발이 쇠사슬로 묶인 채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찬송했다. 고난 가운데에도 원망이나 불평을 하지 않았다. 그때 하나님의 이적이 나타났다.
감옥 문이 열리고, 죄수들의 발에 채워졌던 쇠사슬이 풀렸다. 감옥을 지키는 간수가 감옥 문이 열린 것을 보고 죄수들이 도망한 줄로 착각하고 자결하려고 했다.
그 순간, 바울이 소리쳤다. “네 몸을 상하지 말라 우리가 다 여기 있노라”(행16:27). 간수는 바울과 실라 앞에 엎드려 구원의 방법을 묻자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16:31)라고 말하며 전도했다.
아침이 되자, 바울과 실라를 감옥에 가두었던 사람들이 바울과 실라를 조용히 놓아주려고 했다. 그때 바울이 말했다.
“로마 사람인 우리를 죄도 정치 아니하고 공중 앞에서 때리고 옥에 가두었다가 이제는 가만히 우리를 내어 보내고자 하느냐(중략) 저희가 로마 사람이라 하는 말을 듣고 두려워하여 와서 권하여 데리고 나가 성에서 떠나기를 청하니”(행6:37~39).
이로써 그 지역 복음전도자들에게 큰 힘을 보탰다.
실라는 바울과 마찬가지로 로마시민권은 관심 밖이었다. 왜냐하면, 로마시민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천국 시민권을 소유했기 때문이다.
/정리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2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