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는 갈대아 우르에 거주할 때 아브라함과 결혼했다(창11:29). 갈대아 우르는 지금 이라크 남부 지방으로 당시 페르시아 만에 있는 나라들과 인더스 강 유역에 있는 나라들을 연결하는 무역 중심지였다.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자료를 보면, 우르의 부유한 가정집은 2층 구조로 방이 10~20개나 될 만큼 규모가 컸다. 편안하고 호화로운 생활공간이 있었다. 아브라함과 사라도 이러한 집에서 생활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한 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사라는 임신하지 못했다(창11:30).
아브라함이 75세, 사라가 65세 때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명하셨다.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12:1). 무조건 떠나라고만 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도 하셨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창12:2).
이 약속을 믿고 아브라함과 사라는 길을 떠났다. 메소포타미아 북부 지방에 있는 도시 하란을 거쳐, 가나안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약 1600km에 달했다. 광야 길은 험하고 힘들었다. 밤에는 천막에서 자고, 낮에 이동했다.
가장 불편한 점은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라는 참고 견뎠다. 남편 아브라함을 ‘주(主)’로 생각하고 순종했다(벧전3:6).
아브라함 가족이 가나안에 도착한 후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창12:7).
아브라함은 단을 쌓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렸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5년이 가고 10년이 지나도, 그토록 바라던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사라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 고대 사회에서 여인의 가치는 가문의 대를 이어 줄 남아를 출산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 기다림에 지쳐 고민을 거듭하던 사라는 남편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젊은 여종 하갈과 동침하라고 권하여 이스마엘이라는 아들을 얻었다.
그로부터 13년이 흘러 아브라함이 99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은 1년 후에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하셨다. 사라는 천막 바깥에서 자신이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피식’ 웃고 말았다. 89세인 자신은 이미 경수(經水)가 끊어진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뒤 하나님이 하신 약속의 말씀은 현실이 됐다. 사라가 하갈을 자기 남편에게 줄 때는 믿음이 없었지만, 그 뒤에 사라는 믿음으로 잉태하는 힘을 하나님에게서 얻었다(히11:11).
아브라함과 사라에게는 아들을 낳을 힘이 없었지만, 믿음으로 자식을 낳았고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졌다.
/정리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3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