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6-07 13:11:28 ]
다윗은 사울 왕을 피해 황무지 요새에도 있었고, ‘십’ 황무지 산골에도 숨어들어 갔다. 사울 왕은 끈질기게 쫓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보호하셨다(삼상23:14).
다윗이 십 황무지 수풀에 숨어 있을 때였다. 십 주민들은 사울 왕에게 “다윗이 광야 남쪽 하길라 산에 있나이다”라고 일러바쳤다. 하길라는 ‘건조한 언덕’이란 뜻으로 높은 산이었다. 낮은 평지에 사는 사람들에게 쉽게 발견될 수 있는 곳이었다.
사울 왕은 서둘러 군사들을 이끌고 다윗을 추격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필사적으로 전개되었다. “사울이 산 이편으로 가매 다윗과 그의 사람들은 산 저편으로 가며”(삼상23:26). 다윗은 추격대를 교묘하게 피했지만, 결국 사울 왕의 군사들에게 에워싸이고 말았다.
바로 그때, 사울 왕에게 전령병이 달려왔다. 블레셋 군사가 이스라엘을 침공했다는 보고였다. 사울 왕은 군사들과 함께 블레셋을 막으려고 국경 지역으로 서둘러 떠났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다윗과 일행은 엔게디 요새에 가서 거했다(삼상23:29). 엔게디는 ‘염소의 샘’이란 뜻인데, 석회석 협곡과 가파른 벼랑이 많아 사람이 생활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또 자연적으로 형성된 굴이 많아 현재도 도망자들의 도피처로 유명하다.
사울 왕은 블레셋의 침공을 막은 후, 다시 다윗을 죽이려고 군사 3000명을 거느리고 엔게디까지 왔다. 마침 용변이 마려워진 사울 왕은 가까이 있는 굴속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굴 깊은 곳에 다윗과 일행이 숨어 있었다.
다윗을 따르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도우셨다”며 사울 왕을 죽이자고 했다. 하지만 다윗은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운 왕을 해치는 일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다윗은 사울 왕의 겉옷 자락만 베었다. 다윗은 옷자락을 벤 일조차 마음에 가책이 되었다.
사울 왕은 이런 상황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굴에서 나와 길을 가려 했다. 바로 그때 다윗이 뒤쫓아 나와 사울 왕 앞에 절을 했다. 다윗은 사울 왕의 겉옷 자락을 보이면서 “저는 결코 왕을 배반하려는 마음이 없나이다”라고 맹세했다.
다윗은 사울 왕의 양심에 호소했다. 사울 왕은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다”(삼상24:17)고 말한 후 궁궐로 돌아갔다.
다윗은 ‘좋은 기회가 왔다’고 덜컥 잡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인 자신의 신분과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을 돌아보는 믿음의 사람이었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8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