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안정되고 왕위를 견고히 하자 다윗은 사울 왕의 남은 자손을 찾았다. 요나단과 한 약속대로 그에게 은총을 베풀기 위해서였다. 사울 왕에게 목숨을 위협받을 당시, 요나단이 다윗의 목숨을 구해 주면서 말했다. “여호와께서 너 다윗의 대적들을 지면에서 다 끊어버리신 때에도 너는 네 인자를 내 집에서 영영히 끊어버리지 말라”(삼상20:14~15).
사울 왕을 섬기던 ‘시바’라는 종이 있었다. 다윗은 시바를 불러 물었다. “사울의 집에 남은 사람이 있느냐?” “요나단의 아들이 있습니다.” “그가 지금 어디 있느냐?” “로드발 아미엘의 아들 마길의 집에 있나이다.”
로드발은 요단 강 건너편 마하나임 부근에 있던 성읍으로 추정된다. 마길은 압살롬의 난을 피해 마하나임에 도피한 다윗과 그의 신하들을 후히 대접한 인물이다(삼하17:27~29).
다윗은 즉시 사람을 보내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을 왕궁으로 불렀다. 므비보셋은 사울 왕과 그의 아버지 요나단이 길보아 산에서 전사할 때 다섯 살이었다. 므비보셋은 두 다리를 절었다. 그의 유모가 블레셋 군사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떨어뜨린 탓이었다. 다윗은 므비보셋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사울 왕의 모든 재산을 찾아 돌려주었다.
또 다윗의 식탁에서 함께 먹도록 므비보셋을 우대했다. 왕의 식탁에 앉는 것은 왕자로 대우한다는 의미였다(삼하9:11). 므비보셋은 다윗에게 우대받을 어떠한 조건도 없었다. 단지, 그의 아버지 요나단의 공로로 다윗 왕에게 일방적인 큰 은혜를 받았다.
므비보셋이 다윗에게 받은 은혜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받는 구원의 은총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한편, 다윗은 이스라엘의 동서남북 모든 적을 물리쳤다. 다윗이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께서 이기게 하신 것이다(삼하8:6,14). 다윗은 모든 승리의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렸다. 또 전리품을 모두 하나님께 드렸다. 속국이 된 나라에서 보낸 조공(朝貢)도 하나님께 드렸다(삼하8:11~12). 이렇게 해서 모든 승리가 하나님께서 함께하셨기에 온 것이라는 점을 널리 알렸다.
“다윗이 온 이스라엘을 다스려 모든 백성에게 공과 의를 행할쌔”(삼하8:15).
다윗이 하나님의 말씀과 공의에 따라 이스라엘을 다스렸다는 것을 알게 하는 구절이다.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이나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승리케 하신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8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