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10-18 11:00:54 ]
다윗은 ‘하나님을 경배하는 마루턱’에서 기도했다. 반란을 일으킨 압살롬에게 협력하는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하나님을 경배하는 마루턱’은 감람산 꼭대기를 가리킨다(삼하15:30). 그곳은 예수께서 기도하신 장소다(마26:30).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기도를 들으시고, 아히도벨의 모략을 무력하게 만들 사람을 보내셨다. 또 다른 다윗의 모사(謀士) ‘후새’다. 다윗은 감람산에서 만난 후새에게 자신을 따르지 말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후새는 압살롬의 신하로 위장해서 아히도벨의 모략이 시행되지 않게 막으라는 특명을 받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다윗이 감람산 마루턱을 지나 요단 강 방향으로 가려 할 때, 므비보셋의 사환 ‘시바’가 기다리고 있었다. 므비보셋은 사울 왕의 장자 요나단의 아들이다. 다윗은 요나단과 약속한 대로 므비보셋을 자기 아들인 왕자들과 같은 지위로 대우하고 있었다.
‘시바’는 사울 왕의 종이었는데, 다윗이 지시한 대로 므비보셋을 섬기고 있었다. 시바는 안장을 얹은 나귀 두 필, 떡 200개, 건포도 100송이, 여름 실과 100개, 포도주 한 가죽 부대를 다윗에게 주었다. 여름 실과는 대게 야자수로 추정한다. 열대 지방 사람들이 여행할 때 갈증 해소용으로 갖고 다니는 열매다.
다윗은 시바에게 왜 이것들을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성품이 간사하고 교활한 시바는 “나귀는 왕의 권속들로 타게 하고 떡과 실과는 소년들로 먹게 하고 포도주는 들에서 곤비한 자들로 마시게 하려 함이니이다”(삼하16:2)라고 대답했다.
다윗은 므비보셋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시바는, 므비보셋이 이스라엘 왕에 추대될 줄 기대하고 예루살렘에 있다고 대답했다.
시바가 고한 말은 거짓이었다. 므비보셋은 왕이 되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의도도 전혀 없었다. 시바는 거짓을 고해 주인인 므비보셋의 재산을 취하려 한 것이다. 다윗은 시바의 계략에 속아 므비보셋의 재산을 그에게 주고 말았다.
목숨이 위태로울 때, 자기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도우려는 ‘후새’ 같은 사람이 다윗에게는 많았다. 하지만 위기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시바’와 같은 사람도 있었다.
우리 주변에 후새와 같은 사람과 시바와 같은 사람, 어느 쪽이 많은지 돌아보자. 우리의 참 친구이자 자기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고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히게 내놓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자. 부활하신 예수만이 소망이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9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