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10-24 10:22:32 ]
압살롬의 난을 피해 다윗과 함께한 사람들이 바후림에 도착했다. 바후림은 예루살렘에서 감람산을 넘어 요단강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다. 예루살렘에서 동북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베냐민 지파 성읍이었다.
그곳에서 게라의 아들 '시므이'가 다윗에게 저주를 퍼부으면서 돌을 던졌다. 백성과 용사들은 다윗 왕을 좌우에서 보호하면서 요단강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시므이는 다음과 같이 다윗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피를 흘린 자여 비루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 그 대신에 네가 왕이 되었으나 여호와께서 나라를 네 아들 압살롬의 손에 붙이셨도다 보라 너는 피를 흘린 자인고로 화를 자취하였느니라"(삼하16:7~8).
'비루한 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파괴를 일삼는 자식'이라는 뜻이다. 일반인이 듣기 어려운 독설이었다. "가거라! 가거라!"는 약속의 땅에서 이방인 땅으로 사라지라는 욕설이었다.
시므이는 사울 왕(베냐민 지파)이 몰락한 책임을 다윗에게 돌렸다. 하지만 시므이가 한 비방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다윗은 사울 왕을 살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울의 손자 므비보셋을 자기 아들처럼 예우하고 아꼈다.
시므이가 내뿜는 거친 욕설과 돌팔매질에 분노한 '아비새'가 다윗에게 말했다. "이 죽은 개가 어찌 내 주 왕을 저주하리이까 청컨대 나로 건너가서 저의 머리를 베게 하소서"(삼하16:9).
다윗은 아비새를 말렸다. "내 몸에서 난 아들도 내 생명을 해하려 하거든 (중략) 저로 저주하게 버려두라 혹시 여호와께서 나의 원 통함을 감찰하시리니 오늘날 그 저주 까닭에 선으로 내게 갚아주 시리라"(삼하16:11~12).
다윗과 일행은 시므이를 무시하고 피난길을 걸어갔다. 시므이는 산비탈로 따라가면서 다윗에게 계속 돌을 던지고 티끌을 날리며 저주를 퍼부었다.
다윗은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하나님 뜻에 맡겼다. 감람산에서 기도하고 내려온 다윗은 분노를 전혀 품지 않았다. 인류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도 멸시하고 저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일상에서 만나는 갖가지 문제를 다윗처럼 하나님께 맡기는지 살펴보자. 누명 씌우고 중상모략 하는 사람들에게 다윗처럼, 예수님처럼 할 수 있을까.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기도'에서 나온다. 다윗은 감람산에서 기도한 후에 눈앞에 닥친 고난과 시험을 보기 좋게 이겨냈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0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