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130] 생사 갈림길에 선 압살롬의 선택

등록날짜 [ 2016-11-08 16:15:13 ]

압살롬은 결국 예루살렘 성을 차지했다. 하지만 부왕(父王) 다윗이 존재하는 한, 자신이 이스라엘 왕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웠다. 압살롬과 그를 따르는 이스라엘 장로들이 모여 다윗 왕을 어떻게 제압할지 회의했다. 아히도벨은 정예군 1만2천 명을 요청했고 다윗을 추격해 기습하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장담했다.

아히도벨은 다윗에게 쉴 틈을 주지 말고 바로 뒤따라가서 처치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당시 다윗과 일행은 매우 피곤한 상태였고 바후림 부근에서 노숙하고 있었다. 바후림은 예루살렘에서 겨우 6km 떨어진 장소다.

바후림까지는 날 밝기 전에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다윗 왕을 지키는 용사는 600명 남짓이었다. 나머지 백성은 전투할 수 없는 일반인이었다. 정예군 1만2천 명이 기습한다면,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압살롬과 이스라엘 장로들은 아히도벨의 모략을 좋게 여겼다. 바로 그때, 압살롬은 후새를 떠올렸다. 다윗이 아끼는 책사(策士) 중 아히도벨에 버금가는 사람이었다. 압살롬은 후새를 불러오라고 지시했다.

후새가 당도하자 압살롬은 아히도벨의 모략(謀略)을 설명한 후, 다른 방도가 있는지 물었다. 후새는 '역시 아히도벨은 빼어난 책사'라고 생각했다. 이를 막아야 할 책임을 느끼고 압살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윗과 그를 따르는 군사들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뛰어난 용사들입니다. 지금 새끼를 뺏긴 곰처럼 분노해 있어요. 다윗은 백성들과 있지 않고 굴이나 은신처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다윗은 이런 방법으로 적을 따돌린 경험이 많아요. 또 전투 중에 압살롬이 보낸 군사 몇이 먼저 쓰러지면 압살롬 군대가 패했다는 소문이 퍼져 군사들 사기가 떨어집니다."

이 말을 들은 압살롬은 고개를 끄덕였다. 후새는 이어서 자기 계획을 설명했다.

"바로 전투가 벌어지면, 사나운 곰처럼 덤비는 용사들에게 당할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이스라엘 전 지역에서 지원병을 모집합니다. 거대한 군대를 압살롬 왕께서 친히 지휘해 다윗 군대를 전멸하면 됩니다."

압살롬은 후새의 제안에 우쭐했다. 아히도벨이 이끄는 정예군이 승리하는 것보다 자신이 군대를 이끌고 승리하는 편이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압살롬은 후새의 모략을 선택했다. 이렇게 된 배후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여호와께서 압살롬에게 화를 내리려 하사 아히도벨의 좋은 모략을 파하기로 작정하셨음이더라"(삼하17:14).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0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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