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3-07 16:23:04 ]
블레셋과 전쟁 일촉즉발 상황
하나님의 선지자 기다리지 않고 월권해서 제사 지내
절체절명 순간 다가와도
끝까지 하나님 신뢰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놀라운 이적 경험해
기원전 1031년,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이 됐다. 그의 나이 40세 때였다(삼상 13:1). 사울이 이스라엘 왕으로 세움을 받았지만, 모두에게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 암몬 왕 ‘나하스’가 이끄는 대군을 무찌른 후에야 사울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왕으로 인정받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전쟁에 승리한 사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려 가지 못했다. 하나님 명령을 무시하고 불순종했기 때문이다. 사울은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간다. 그 출발은 이렇다.
사울은 이스라엘 왕이 된 지 2년째에 군대 3천 명을 조직했다. 2천 명은 사울과 함께 믹마스와 벧엘산에 주둔시키고, 1천 명은 사울의 아들 요나단과 함께 베냐민 기브아에 머물게 했다.
당시 블레셋은 철강(제철)업을 독점했다(삼상13:19~22). 우수한 전차 부대와 훈련된 마병과 보병이 철로 만든 살상 무기를 갖고 있었다. 이에 비해 이스라엘 군인 중에 철제 무기로 무장한 이는 사울과 요나단뿐이었다(삼상13:22).
어느 날, 요나단이 게바에 있는 블레셋 수비대를 공격했다. ‘게바’는 기브아 북동쪽 약 5km 떨어진 곳이다. ‘수비대’는 ‘요새’, ‘기지’란 뜻으로 이스라엘 주요 거점에 설치된 블레셋 군사 진지였다.
이스라엘 영토 깊숙이 블레셋 수비대가 주둔했다는 점으로 보아 이스라엘이 블레셋에 심하게 압제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요나단의 공격은 블레셋 본토에 알려졌고, 즉각 블레셋 군사들이 소집되었다.
블레셋은 벧아웬 동편에 있는 믹마스에 진을 쳤다(삼상13:5). 병거 3만, 마병 6천, 바닷모래같이 많은 보병이 있었다. 이를 보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굴과 수풀, 바위틈, 은밀한 곳과 웅덩이에 숨었다. 사울을 좇는 모든 백성이 두려워 떨었다(삼상13:7).
사울은 이스라엘 각지에서 온 군사들과 함께 길갈에서 사무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선지자이자 제사장인 사무엘은 오겠다고 한 날이 다 되도록 오지 않았다. 사울은 사무엘이 약속한 7일을 온전히 기다리지 못하고 번제와 화목제를 직접 드렸다.
제사가 끝날 때쯤, 사무엘이 도착했다. 사무엘은 사울이 자기 대신 번제를 드린 현장을 보고 책망했다. 사울은 변명했다. 백성이 두려움에 빠져 흩어질까 봐 어쩔 수 없이 한 처사였다고. 사울의 행동은 하나님과 사무엘을 끝까지 신뢰하지 못한 그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두려워 떨고, 급기야 몰래 도망치는 이들도 생겼다. 막강한 블레셋 군대 앞에 사울 자신도 왕이 된 것을 후회했을지 모른다. 사무엘은 사울이 하나님 명령을 불순종했다고 책망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불가능한 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순종하는 자가 하나님의 이적을 체험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이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