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214]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긴 ‘에서’

등록날짜 [ 2019-12-03 11:12:37 ]

하나뿐인 장자의 축복을 경솔함 탓에 포기

죽 한 그릇 때문에 인생이 바뀐 에서는

영혼의 때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세상일에만 빠져 사는 우리의 자화상

 

이삭과 리브가가 결혼한 지 20년 만에 아기가 태어났다. 아들 쌍둥이였다. 장자로 태어난에서는 광대한 초원과 들판에서 짐승을 사냥하는 데 탁월한 실력을 갖춘 청년이 됐다. 에서의 발목을 잡고 태어난야곱은 온화한 사람이었고, 장막에 거하기를 좋아했다(25:27).


이삭은 큰아들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해서 야곱보다 에서를 총애(寵愛)했다. 리브가는 자기와 항상 가까이 있는 야곱을 더 사랑했다. 이는 하나님의 섭리였다. 쌍둥이가 태중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리브가에게 말씀하셨다.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25:23). 리브가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했다. 자식이 장성하고 남편이 노쇠하자 하나님의 섭리대로 이루어지도록 둘째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받게 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에서가 장자권을 하찮게 여기는 우()를 범했다.


어느 날 에서가 사냥감을 찾아 들판을 헤매다 매우 피곤하고 허기진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먹음직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야곱이 죽을 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곤비하니 그 붉은 것을 나로 먹게 하라”(25:30).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날 내게 팔라”(25:31).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25:32).


장자 명분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다. 매매자끼리 장자 명분을 사고팔았다고 해서 산 사람이 장자 축복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이유로 에서는 야곱의 요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이다.


에서가 다가올 미래를 조금이라도 깊이 생각했다면 장자 명분을 파는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에서는 언약 가문의 장자권을 박탈당하고 약속의 땅에서 추방됐다. 히브리서는 에서를망령된 자’(12:16)라고 불렀다.


에서의 모습에서영혼의 때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세상일에만 빠져 사는 우리의 자화상(自畵像)을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참된 소망이 아니다(8:24). 눈에 보이는 이익과 유익만 추구하며 장래의 소망을 소홀히 여긴다면, 육신이 한 줌 흙으로 돌아갈 때 내 영혼은 영원한 형벌 지옥을 맞닥뜨리게 된다.


인류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흘리신 피로 죄 사함받고 영원한 천국을 소유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축복을 받았다. 이 사실을 믿고 간절히 사모하고 애쓰는 자가 축복을 누리게 된다. 야곱은 영적인 축복을 사모해 기회만 있으면 그 복을 자기 몫으로 차지하려 애썼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5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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