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3-02 15:15:23 ]
아내와 둘째 아들에게 잠시 속은 것 같았으나
이삭도 그대로 이루어질 줄 믿고 축복 기도
이삭이 나이 들어 눈이 어두워졌다. 이삭은 기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가문의 후계자를 정해 언약(言約)의 계승권을 넘겨주려 했다. 이삭은 사랑하는 맏아들 ‘에서’를 불렀다(창27:1).
하지만 이삭은 아내 리브가와 둘째 아들 야곱에게 속아 부지중(不知中)에 야곱을 축복했다(창27:23). 그런데 히브리서에는 “믿음으로 이삭이 장차 오는 일에 대하여 야곱과 에서를 축복하였으며”(히11:20)라고 기록해 이삭의 믿음을 부각하여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삭이 빈 축복은 ‘부지중’일까, 아니면 ‘믿음’일까? 두 가지 모두 맞다. 처음에 이삭은 야곱에게 ‘부지중에’ 축복했다. 이삭은, 자신을 에서라고 속이고 별미를 가지고 들어온 야곱에게 ‘장자의 축복’을 마음껏 빌었다. 목소리는 야곱 같으나 털이 있으므로 능히 분별치 못하고 당연히 에서라고 믿고 축복했던 것이다.
잠시 후, 진짜 에서가 들어온 순간 사태가 잘못 된 줄 깨달았다. 성경은 그때 이삭은 “심히 크게 떨며”라고 기록했다. 방금 전 자신이 축복을 빌어 준 아들이 둘째 야곱인 줄을 꿈에도 몰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미 믿음으로 장자에게 비는 축복 기도를 마음껏 해 버렸기에 맏아들 에서에게 빌 복이 남아 있지 않았다. “사냥한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너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정녕 복을 받을 것이니라.” 이처럼 이삭은 부지중에 믿음으로 야곱에게 축복한 것이다. 에서가 이삭의 말을 듣고 크게 소리 내 울며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라고 떼를 써 보지만, 이삭은 달리 빌어 줄 복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한다. ‘네 아우가 간교하게 와서 네 복을 빼앗았도다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포도주를 그에게 공급하였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창27:37).
믿음의 조상이 하나님께 드린 기도는 단 하나도 땅에 떨어진 것이 없다. 이삭도 자신의 기도대로 이루어질 줄 믿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따라서 에서와 야곱이 그 어미 리브가의 태중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리브가에게 감동하신 대로 됐다.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 25:23). 하나님의 말씀은 어김없이 계획하신 그대로 이루어진다. 하나님이 정하신 뜻은 후회나 변경이 전혀 없으시다(민23:19, 롬11:29, 히6:18). 표면적으로 볼 때는 이삭이 아내와 둘째 아들 야곱에게 잠시 속은 것 같았으나, 하나님은 결코 사람에게 속지 않으시며, 말씀하신 그대로 성취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말씀 속에 있는 절대 주권적인 힘이요, 능력이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6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