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234] 세겜에 정착한 야곱

등록날짜 [ 2021-04-09 07:15:18 ]

하나님 가라한 벧엘 가지 않고
지시 이탈해 세겜에 머문 야곱
딸 디나와 가족 모두 비극 겪어
위기 후 찾아온 영적 나태 경계


야곱은 20여 년 만에 형 에서와 만났다. 원한에 사무친 에서가 군사 400명을 이끌고 왔지만, 야곱을 보는 순간 미움은 사라지고 애틋한 형제애가 꽃을 피웠다. 형제간에 남아있던 갈등과 앙금을 깨끗이 씻어냈다. 에서는 야곱에게 자기와 함께 갈 것을 제의했다(창33:12).


에서는 위험한 여행길에서 야곱 일행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오랜만에 만난 야곱과 그동안 나누지 못한 형제 우애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야곱에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야곱은 에서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한다. 거절한 이유 중 하나는 야곱과 에서가 달려가는 삶의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에서는 이미 믿음에서 떠나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여 그들의 우상 문화에 깊이 빠져 있었다(창28:6~9). 하나님을 섬기는 야곱은 우상숭배 하는 에서와 함께할 수 없었다.


성도는 거룩히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빛과 어두움이 조화될 수 없고 하나님과 우상이 서로 연합해 함께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이 성도임을 자처하는 사람 중에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세속적인 쾌락과 유익을 좇는 사람은 본인의 신분이 양인지 염소인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다. 성경은 세상과 벗 되는 것이 하나님과 원수임을 경고하고 있다(약4:4).


20년 만에 돌아온 가나안은 야곱에게 낯선 곳이었다. 언제 어디서 사나운 도적들이 출몰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에서와 그의 군사 사백 명이 자신을 지켜준다면 야곱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야곱은 에서의 동행 제안을 거절했다. 야곱은 하란으로 도망갈 때나 가나안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안전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님이 함께하셨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


야곱은 에서와 헤어진 직후 얍복 강 북쪽에 있는 숙곳으로 가서 집을 짓고 정착했다(창33:17). 여러 해가 지난 후 가나안 땅 세겜으로 이동해 땅을 구입하고 가나안까지 무사히 귀환하게 하신 하나님께 단을 쌓고 감사예물을 올려드렸다.


문제는 야곱이 하나님께서 지시한 벧엘(창31:13)로 가지 않고 세겜으로 갔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명령을 망각한 것은 하나님을 떠난 생활을 했다는 증거다. 하나님을 의지하다가도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영적 나태에 빠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마귀역사가 찾아온다.


야곱의 딸 디나가 하몰의 아들 세겜에게 강간당한 후 세겜 족속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을 바라보면서 야곱이 하나님께로 돌아온다. 성도는 주님 앞에 서는 그 날까지 온전한 순종과 충성의 자리를 지켜야 함을 깨닫게 한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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