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5-05 21:13:32 ]
모세는 애굽 궁중에서 40년간 애굽인으로 살았다. 신분은 공주의 아들인 ‘왕자’였다. 가만히 있어도 부와 권력을 누리며 풍요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노예 같은 신분일지라도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했다(히11:25). 모세는 단지 혈통적으로 동질성을 가진 집단으로서의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같은 신앙을 가진 공동체로서의 이스라엘을 선택했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 안에서 같은 신앙을 가진 공동체인 ‘교회’의 성도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교회가 사회적으로 칭찬받고 우호적일 때 교회에 출석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교회에 핍박이 가해지고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처럼 여겨질 때는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교회에 남아 있으려 하지 않는다. 누가 이런 사람들을 ‘성도’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참된 알곡은 키질을 해야 구별할 수 있다. 참된 성도는 평안함 가운데서가 아니라 핍박과 고난 가운데서 드러난다. 우리가 평안할 때든 어려울 때든 항상 하나님과 교회 편에 설 수 없다면 예수께서는 결코 우리를 아신다고 말씀하지 않을 것이다(마7:23).
“모세가 장성한 후에 한번은 자기 형제들에게 나가서 그 고역함을 보더니 어떤 애굽 사람이 어떤 히브리 사람 곧 자기 형제를 치는 것을 본지라 좌우로 살펴 사람이 없음을 보고 그 애굽 사람을 쳐 죽여 모래에 감추니라”(출2:11~12).
모세는 자기 동족이 애굽 사람에게 매질 당하는 광경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 결국 혈기 왕성한 모세는 동족을 때리던 애굽인을 살해하고 모래 속에 감추었다. 이러한 모세의 절제되지 못한 혈기 있는 행동은 하나님께도, 동족에게도 절대 인정받을 수 없는 죄악이었다. 모세는 이 일로 인해 동족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애굽 왕에게 쫓겨 미디안으로 도망하는 도피자의 신세로 떨어지고 말았다(출2:15~22).
모세는 고난받는 동족을 돌아보며 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했지만,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섣불리 행동하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일을 인간적인 방법으로 하려 한다면 분명 실패하게 된다. 하나님의 생각과 뜻은 인간의 생각이나 뜻과는 다르기 때문이다(사55:8~9).
하나님의 일을 하려면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뜻도 혈기로 이루려 할 때 반드시 실패한다. 하나님의 일은 오직 기도와 자기희생 그리고 인내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74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