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3-22 12:29:26 ]
아론이 지팡이로 땅의 티끌을 치자 애굽 온 땅의 티끌이 다 이가 되어 사람과 생축에게 올랐다. 바로의 술객들도 자기들의 술법을 사용해 이를 만들어내려고 했으나 못하였다(출8:18). 애굽의 술객들은 두 번째 재앙까지는 속임수를 써서라도 비슷하게 따라 했지만, 티끌로 이를 만드는 세 번째 재앙은 전혀 따라 할 수 없었다. 그들의 능력은 여기까지였다.
이는 애굽 술객들만의 한계가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 앞에 선 모든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세상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지식 축적과 놀라운 과학 발전으로 그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과 판단을 대신하고 핵융합으로 태양을 모사(摹寫)하는 시대다. 유전자를 복제해 사람까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간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암이나 새로운 질병이 인간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 앞에 속수무책이다. 우주를 정복하고 신의 존재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인간이 지구에 닥치는 지진, 폭풍, 해일 같은 자연재해 앞에 아무런 대책도 가지고 있지 않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능력에 근접하기는커녕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 앞에서도 꼼짝할 수 없는 보잘것없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위대한 존재라고 여기며 교만해 있는가. 이러한 교만은 애굽의 술객들과 그들을 믿어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한 바로가 심판받은 것처럼 스스로를 멸망으로 이끌 뿐이다. 인간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는 지극히 연약한 존재다.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교만해 있다면 돌아오는 것은 실패와 좌절이며 결국은 하나님의 심판만 있을 뿐이다.
자신의 한계를 고백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힘과 능력이 되어 주사 인간의 한계와 부족함을 뛰어넘는 이적을 경험한다.
애굽의 술객들은 “아론이 지팡이를 쳐서 티끌을 이로 만든 것은 하나님의 권능”이라고 바로에게 말했다(출8:19). 세 번째 재앙을 통해 마침내 애굽의 술객들도 자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권능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술객들이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애굽의 술객들은 하나님의 권능을 보고 하나님을 알기는 하였지만, 정작 권능의 하나님을 믿지는 않았다.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과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생명의 부활을 아는 사람이 아닌 예수님을 내 구주라고 믿고 그 신앙을 고백하고 교회생활을 통해 믿음의 길을 걸어가야 하나님의 심판이 아닌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79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