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6-29 17:13:44 ]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한 지 두 달이 지나 시내 광야에 도착했다(출19:1). 애굽의 출발지 ‘라암셋’에서 시내 광야까지의 직선거리는 대략 320㎞다. 성경에는 ‘하룻길’이 80리(32km) 정도라고 기록되어 있는데(욘3:4), 즉 열흘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60일 정도 걸려 도착한 것이다.
이는 어린아이와 여성 그리고 기력이 쇠한 노인들이 함께 이동했고 다양한 짐승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동은 하나님의 지시와 허락에 따라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곧장 인도하지 않고 천천히 이끄신 이유가 있다.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 보니 마음과 생각 그리고 생활 방식이 애굽 방식 그대로였다. 하나님은 그들이 노예의 습성을 벗고 자유롭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기를 원하셨다. 또 창조자 하나님만이 유일한 구원자이자 절대 지존하신 분으로 믿는 믿음을 확고히 하기를 바라셨다.
하나님께서는 호렙산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를 처음 부르신 것처럼(출3:4) 또다시 모세를 부르셨다(출19:3).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기 위해 언약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선민 언약 체결의 대상이 될 만한 자격도 능력도 갖추고 있지 못했다. 한낱 미련하고 죄악 된 인간에 불과했다.
하나님께서 먼저 이들을 찾아와 언약 체결 의지를 밝히지 않으셨다면 그들은 결코 하나님과 언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다.
먼저 찾아오신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아담 이후 타락하여 하나님을 알 수도, 그 앞에 나아갈 수도 없던 우리는 먼저 찾아오신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을 수 있었다. 영원한 멸망 가운데 던져질 수밖에 없던 우리가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기도 전에 예수 그리스도를 먼저 보내 우리의 죄를 대속해 주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선택이나 공로로 된 것이 아니다. 오직 먼저 찾아오셔서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만 된 것이다(고전15:10).
“나의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출19:4). 소중한 물건을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옮기듯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동시켰음을 알 수 있다. ‘독수리 날개’는 주변을 압도하는 권위와 능력을 상징한다(사40:31). 광야 같은 오늘날 세상에서 공중 권세 잡은 마귀와 끝없는 전쟁을 벌이며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인도자는 예수님이시다. 예수께서 우리를 고아와 같이 홀로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우리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해 주셨다(요14:18).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8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