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5-04-01 13:14:20 ]
이스라엘 민족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 지도자 모세가 떠났다. 하늘이 무너진 듯한 절망감에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그 무거운 침묵을 깨며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부르셨고(수1:1), 평생 모세를 묵묵히 섬겨 온 조력자가 이제 이스라엘의 운명을 짊어지게 되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역사의 중앙에 서야만 했다.
모세가 세상을 떠났지만,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향해 “내 종 모세가 죽었으니 이제 너는 이 모든 백성으로 더불어 일어나 요단을 건너라”(수1:2)라고 명령하셨다. 여호수아의 어깨에 온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짊어질 무거운 짐이 놓인 것이다. 하나님은 그런 그에게 반복해서 힘과 용기를 주셨다. “내가 너와 함께하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않겠다!” 그 말씀은 모세에게 주신 약속과 정확히 같았고, 여호수아는 그 격려 속에서 자신의 사명을 뚜렷이 보았다. 이제 그의 앞에는 요단강을 건너는 도전과 수많은 적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여호수아는 두려움 대신 믿음과 결단으로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끄는 길 위에 당당히 발을 내디뎠다.
강 건너편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이었지만, 눈앞에 흐르는 강물은 현실의 벽처럼 높고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광야에서 오랜 세월 수많은 고통과 시련을 견뎌 왔다. 여호수아 역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움을 느꼈지만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떠올렸다.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그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절대적인 신뢰의 요구였다. 하나님께서는 강을 건너기 전 여호수아에게 “너희 발바닥으로 밟는 곳을 다 너희에게 주었노라”(수1:3)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 말씀은 이미 성취된 미래를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발로 밟는 행동과 용기가 필요했다. 결국, 요단강을 건너는 일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실천이자, 옛 자아를 버리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영적 결단을 의미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마침내 가나안 땅을 밟았다.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끝까지 붙들고 믿음의 걸음을 내디딘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순종에 있었다. 하나님은 가나안을 주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그 약속은 믿음의 행동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여호수아의 발이 요단을 밟자 비로소 그 약속이 실현된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이루려는 믿음의 결단과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믿음은 단지 마음으로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내딛는 순종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발을 내디딜 때 하나님은 약속을 현실로 바꾸신다.
/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89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