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이야기 350] 적진에서 언약의 할례를 행한 여호수아

등록날짜 [ 2025-09-16 14:41:43 ]

요단강을 하나님의 이적으로 건넌 이스라엘이 길갈에 도착했을 때,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 “너는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수5:2). 정복 전쟁을 앞둔 적진 한복판에서 모든 남자에게 할례를 시행하라는,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명령이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즉시 순종했다. 할례 후 약 3일간 고통으로 말미암아 전투가 불가능하며, 과거 세겜 족속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몰살당한 사건(창34:14~27)을 알면서도 하나님의 명령을 따랐다. 무방비 상태인 이스라엘은 멸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며 기다렸다. 참믿음은 평온할 때가 아닌 위기의 순간에 증명된다. 그들은 위험을 감수한 순종으로 자신들의 믿음이 참되다는 것을 보였다.


할례가 끝나자 하나님께서 “내가 오늘날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굴러가게 하였다”(수5:9)라고 선포하셨다. ‘애굽의 수치’란 과거 종살이하던 굴욕이자, 광야에서 불순종 한 탓에 하나님까지 조롱받던 모욕이었다. 성도의 범죄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은, 자식이 잘못했을 때 부모가 욕을 먹는 것과 같다. 이스라엘의 순종은 수치를 넘어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하는 행위였다.


과거 출애굽 1세대는 모두 할례를 받았는데도 불순종하여 광야에서 죽었다(수5:4~6). 이는 육적인 표식만으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음을 보여 준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마음의 할례이다. “너희는 마음에 할례를 행하고 다시는 목을 곧게 하지 말라”(신10:16). 바울 또한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할례는 마음에 할지니”(롬2:28~29)라고 선언했다.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났다거나, 침례를 받았다거나, 교회에서 직분을 맡았다는 외적인 조건은 구원의 보증이 될 수 없다. 진정한 언약 백성의 표는 죄악된 옛 사람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다.


이스라엘이 할례로 수치를 벗은 것은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한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정죄의 수치를 담당하셨기 때문이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사53:5).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롬8:1).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정죄의 수치를 담당하셨다.


여호수아의 순종은, 하나님과 사이를 회복하는 것이 승리의 근원이자 비결임을 보여 준다. 오늘날 성도들도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당신은 하나님의 명령 앞에서 여호수아처럼 기꺼이 무방비 상태가 되어 절대 순종할 용기가 있는가!”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91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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