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5-12-30 19:58:06 ]
만만하게 본 아이성 전투에서 참담하게 패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 앞에 엎드렸다. 앞서 요단강을 건너기 전 아모리 족속의 두 왕을 전멸시켰다. 하나님의 이적으로 요단강을 건너고, 여리고성을 진멸했다. 모든 게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결과였다. 여호수아는 아이성 패배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지 않으셨기 때문임을 직감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의 무릎을 꿇었다.
옷을 찢고 머리에 티끌을 뒤집어쓰는 것(수7:6)은 극도의 슬픔과 애통을 표현하는 행위였다. 여호수아는 전략 회의를 소집하거나 책임자를 추궁하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이 작전 실패나 병력 부족에 있지 않음을 알았다. 하나님과 사이에 균열이 생겼음을 깨달았다.
“가나안 사람과 이 땅 모든 거민이 이를 듣고 우리를 둘러싸고 우리 이름을 세상에서 끊으리니 주의 크신 이름을 위하여 어떻게 하시려나이까”(수7:9).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이름이 이방인들에게 조롱거리가 될 것을 두려워했다. 모세도 금송아지 사건 때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자비를 구했다.
여호와께서 이르셨다. “일어나라 어찌하여 이렇게 엎드렸느냐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그들에게 명한 나의 언약을 어기었나니”(수7:10~11). 아간 한 사람이 바쳐야 할 전리품을 몰래 숨겼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간이 범죄했다”라고 하지 않으셨다. “이스라엘이 범죄했다”라고 하셨다. 한 사람의 죄가 민족 전체의 죄로 간주되었다.
이스라엘은 한 하나님만 섬기는 한 언약 아래 묶인 민족이었다. 한 지체가 아프면 온몸이 앓는다. 아간 한 사람의 불순종이 이스라엘 전체를 저주 아래 두었다.
이 원리는 인류 전체에도 적용된다. 아담 한 사람이 범죄했을 때, 그 자리에 없던 모든 후손이 죄인이 되었다. 아간 때문에 이스라엘이 진멸할 위기에 처한 것처럼, 아담의 범죄로 온 인류가 죄와 사망 아래 놓였다.
한 사람의 죄가 모두에게 전가되었다면, 한 사람의 의로움도 모두에게 전해질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아간처럼 죄를 범한 우리, 마땅히 진멸당해야 할 우리를 대신하여 저주를 받으셨다. 아담 안에서 죽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것이 십자가 보혈의 은혜이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일어나라”라고 하셨다. 죄 사함과 함께 새출발을 명하셨다. 바울도 다메섹에서 동일한 음성을 들었다. “일어나 네 발로 서라”(행26:16). 주님을 부인한 베드로도 다시 부르심을 받았다.
십자가 보혈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에게도 같은 음성이 임한다. 일어나라. 실패와 좌절 속에 머물지 말라.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설 자격이 주어졌다. 회개는 끝이 아니다. 새출발의 시작이다.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93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