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용어 알파와 오메가·74]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든 ‘술수(φαρμακεία)’

등록날짜 [ 2020-05-30 10:30:06 ]

과거 한보그룹은 과도한 몸집 불리기로 떠안은 부채 부담을 못 이겨 파산했는데, 재벌그룹이 되고도 점쟁이가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의 ‘터’가 좋다고 하는 말을 믿고 끝까지 본사를 단지내상가 점포로 두었다. 재벌이나 권력자일수록 재신(財神)을 건드릴까 노심초사한다. 본사의 건물 위치, 조상 묫자리 등을 중요시한다.


야곱이 삼촌 라반에게서 도주할 때도 아내 라헬이 라반의 부적으로 알려진 ‘드라빔’을 훔쳤다. 라반이 부족을 끌고 쫓아와 집요하게 내놓으라 한 것도, 경수(經水, 월경) 중이라고 아비를 속여 몸수색을 피해 결국 밀반출에 성공한 것도 그 드라빔인데, 참으로 그게 뭐란 말인가?(창31).


오늘날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마스코트(mascot)’는 사전에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어 간직하는 물건이나 사람’으로 등재돼 있다. 한마디로 부적인데, 프랑스어 ‘마녀’를 뜻하는 ‘masco’, 작은 마녀라는 뜻의 ‘mascot’에서 유래했다. 우리로 치면 ‘삼신할머니 부적’쯤 된다.


세상 신은 이를 대중화해서 ‘올림픽·월드컵 마스코트’, ‘OO 구단 마스코트’ 등으로 포장한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보며 환호하고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 아테네 신전에서 사제들이 제사하며 붙인 불을 ‘성화(聖火)’라 하고 크리스천도 그 마스코트를 집에 건다. 


입에 붙은 ‘징크스(jinx)’는 고대 그리스 마술에 쓰던 새 이름이다. ‘불길한 징조’, ‘불길한 패턴’을 의미하는데 크리스천 중에도 이런 것에 얽매여 부자유한 자가 얼마나 많은가. 13일의 금요일, 머피의 법칙, 가는 날이 장날…. 꼭 스스로 저주 못 해 안달이 난 사람들처럼 마술에 젖어 산다. 


영어를 몰라도 마찬가지다. 재수(財數)는 ‘재물이 생기거나 좋은 일이 있을 운수’를 말한다. ‘재수 없다’, ‘재수 옴 붙었다’, ‘일진 사납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가 얼마나 많은가? 분명한 것은 성령의 사람일수록 이런 말을 절대 안 쓴다.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리라. 육체의 일은 현저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술수와…”(갈5:18~20). 


여기서 ‘술수’란 ‘음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는 ‘sorcery(소서리)’, 헬라어 원문에 ‘φαρμακεία(파르마케이아)’로 한마디로 ‘주술’이다. 당시 크게 세 종류를 포함하는데 (1) 약을 이용한 주술, 오늘날 대마나 마약류다. (2) 강신술(降神術), 귀신을 빙의시켜 신체능력을 강화하거나 예언을 흉내 내는 점술, 신접술에 포함되는 모든 술법이다. (3) 우상숭배의 사물화한 형태, 부적, 표상, 형상 등을 숭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것들은 성령과 양립할 수 없다. 재수·징크스·점술의 말과 행위는 끊어 버리고, 부적·신물은 집 안에서부터 찾아내서 에베소교회처럼 모두 없애버리자(행19:19).

위 글은 교회신문 <6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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