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과학·38]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하루’니라

등록날짜 [ 2018-05-23 17:12:02 ]



창세기 1장의 ‘하루’에 대해
다양한 신학적 견해 존재하나
본문 내부 구조와 원어 성경 면밀히 살피면
태초부터 하루 24시간 의미하고 있어



“창세기 1장의 하루가 일반적인 24시간 하루를 의미하는가?”에 대해 성경 창세기 1장 본문과 정경(正經) 내의 상호관계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창세기 1장에 등장하는 ‘엿새’의 각 날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됨으로써 이루어지는 날임을 의미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매 날 앞에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를 반복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창세기 1장의 첫째 날을 정의하는 ‘저녁과 아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장치는 5절에서 ‘저녁과 아침’에 선행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고 낮과 밤을 정의한 것(definement)이다. 따라서 본문의 저녁과 아침은 바로 그 낮과 밤에 인접한 일반적인 저녁과 아침을 의미하는 것이 확실해진다. 이렇게 빛과 어둠의 반복되는 교체로 정의되는 하루는 일상적인 24시간 하루다.

▲히브리성경 맛소라 텍스트에 창1:5 ‘첫째 날’은 ‘욤 리숀’(the first day)이 아니라 ‘욤 에하드’(one day)로 유독 이곳만 형용사적 기수사로 단수 ‘하루’라 기록했고, ‘둘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는 모두 형용사적 서수사로 기록했다. 공동번역, 표준새번역, ASV, NASB, RSV, NLT, YLT, WEB 성경은 ‘첫째 날’로 번역하지 않고 ‘하루’라고 번역했고, 중국어 성경도 ‘제1일’이라고 하지 않고 ‘저시두일일(촑�ㅹ)’이라고 해 ‘맨 처음 있는 하루’라고 번역했다. 이렇게 서수와 기수의 의미를 부여해 보면, 창1:5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것이 하루다.” 즉 ‘하루’라는 시간을 창조하셨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여기까지 본문 구조에 나타나는 ‘하루’의 의미와 관련된 문학적 장치의 기능을 아래와 같이 도식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설명> <그림1>창세기 1장 “~째 날”에 배치된 문학적 장치들

▲개역개정 성경의 창1:6,9,14,20,24이 시작되는 곳에 동그라미 표시가 있는데 이는 원어 성경의 문단 구분 표식에 따른 것이다. 하나의 문단으로 이루어진 창1:14~19 내에는 ‘낮’과 ‘밤’, ‘사계절’, ‘날(하루)’, ‘해(년)’, ‘저녁’, ‘아침’이라는 단어와 ‘넷째 날’이라는 단어가 공존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넷째 날은 통상적인 24시간 하루로 해석할 수밖에 다른 어떤 해석의 여지도 없어 보인다.

▲태양과 별들이 만들어진 넷째 날 앞에도 다른 날들처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는 동일한 수식 어구를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태양이 만들어진 제4일 이후나 그 이전의 하루가 모두 동일한 하루임을 알 수 있다.

▲출20:8~11과 출31:15~18에서 안식일로 지켜야 하는 날이 ‘일반적 의미의 하루’이므로 동일 문단 내 서술된 태초의 창조 주간 6일 또한 ‘일반적 의미의 엿새’임을 알 수 있다.

▲창세기 1장의 그 날들은 헤아려졌으며, 성경에서 이렇게 헤아려진 경우에는 모두 24시간 하루를 의미한다. 구약성경에는 150회에 걸쳐 이러한 경우가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는 창5장 아담의 계보, 창7~9장 노아홍수 사건, 창11장 셈의 계보 등에서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시간에 관해서는 매우 정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진설명> <그림2>노아 시대 대홍수 사건의 진행 시간표

우리는 이런 전반적인 창세기의 시간 기록에 대한 맥락에서 창세기 1장 역시 얼마나 정확하게 시간을 알려 주려고 의도하는지, 하루라는 시간을 얼마나 정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다. 또 그 시간은 모두 문자적 의미인 것을 알 수 있다(반면, 시90:4과 벧후3:8 문맥은 하루와 천 년의 연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하나님의 무한성과 신실하심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창29:20에서와 같이).

▲만일 창세기 1장의 하루가 어떤 다른 긴 시간을 의미한다면 그것을 의미하는 분명한 단어들로 다른 문장을 만들지 못했을 리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여섯 단계’나 ‘여섯 기간’이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엿새’라고 말씀하셨다. 모세가 창조 주간의 엿새를 긴 시간에 걸친 여섯 단계나 여섯 기간으로 이해하고서도 엿새라고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세오경이라는 맥락에서 볼 때, 모세는 창세기 1장에서만 ‘하루’라는 단어를 다른 곳과 달리 어떤 긴 기간의 의미로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창세기 1장의 하루가 일반적인 24시간 하루를 의미하는가?”라고 질문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고 살아가는 이 하루는 언제부터, 왜 24시간인가?”라고 질문하는 것이 올바른 질문이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창세기 1장 5절에서 찾을 수 있다. 태초의 창조 주간 첫째 날에 하나님께서 하루를 24시간 길이만큼으로 정하셨기 때문이다.



/김홍석
구약학 박사
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57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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