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6-13 15:44:24 ]
태양과 달, 수많은 별보다
지구가 먼저 창조됐다는 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창조론 기초
창세기 1장 14절의 ‘궁창’은
땅과 인접한 ‘대기권’을 의미
‘태초’라는 시간의 시작으로 창조 주간 첫째 날에 하늘(솨마임)과 땅(에레쯔)을 창조하셨는데, 땅은 육지 없이 모두 물속에 잠긴 상태로 창조하셨다. 그래서 아직 땅은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않았으며(토후, 혼돈하고), 생명체들도 창조되지 않아서 땅은 텅 빈 상태(보후, 공허하며)였다. 이것은 ‘무질서’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창조해 가시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그 상태에서 빛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낮, 밤, 저녁, 아침의 질서와 하루라는 시간 단위를 창조하셨다. 이렇게 첫째 날에 시간, 공간, 물질이 창조되었다.
둘째 날에는 지구의 땅을 감싸고 있는 물의 가운데 궁창(라키아)을 창조하심으로써 물로 감싸인 지구덩어리 바로 위에 궁창이 있고, 그 궁창 위에 물(마임)이 있고, 그 위에 하늘(솨마임)이 있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이 궁창(라키아)도 하늘(솨마임)이라고 부르기로 하셨다(창1: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여기서 궁창은 아마도 당시 대기권에 해당할 것이다(창1:20 참조).
셋째 날에는 물속에 잠겨 있는 땅의 일부를 물 밖으로 드러나서 뭍(야바싸)을 이루게 하시면서, 이 뭍을 땅(에레쯔)이라고 부르기로 하셨다(창1: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그래서 땅은 혼돈(토후, 창1:2)으로부터 제대로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땅에 식물들을 창조하셔서 살게 하셨다. 이제 땅은 공허(보후, 창1:2)로부터 생명체들로 채워졌다. 이후 하나님께서는 뭍을 줄곧 땅이라고 부르신다(창1:11, 12, 15, 17, 20, 22, 24, 25, 26, 28, 29, 30). 단 한 번도 뭍이라고 부르지 않으신다.
여기까지가 넷째 날이 시작되는 상황이며, 넷째 날에는 천체들을 만드셨다. 드디어 우주 공간에는 별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태양, 달, 별들이 먼저 존재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지구가 가장 먼저 존재했다는 것이 분명한 성경적 창조론이다.
넷째 날에 관한 기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여기에는 기록상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기로 하셨는데도 여기서는 ‘하늘의 궁창’이라고 부르신다. 둘째, 해와 달과 별들은 분명히 ‘하늘의 궁창’ 밖에 있는데도 창조하신 ‘광명체(개역한글. 광명, lights, 마오르)’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고 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창1:14,15,17). 셋째, 그것들로 하여금 땅을 비추게 하셨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창1:15,17). 이 세 가지 특징들을 유의미하게 생각하고 주의 깊게 유기적인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그 속에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자 의도하신 것인지 숙고해 보자.
먼저 창세기 1장 8절에서 하나님께서는 궁창(라키아)을 하늘(솨마임)이라고 부르기로 하셨는데도 창세기 1장 14, 15, 17절에서는 ‘하늘의 궁창’이라고 지칭하신 것은 특별히 그 공간의 위치를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의도하신 것으로 보인다. 창세기 1장 20절에서 “하늘에 새가 날으라”고 하시지 않고 “땅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도 궁창의 위치는 땅과 인접한 대기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재확인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구체적으로 위치를 지정하면서 ‘하늘의 궁창’에 배치하신 ‘광명체(마오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빛인가, 발광체 자체인가? 해는 ‘쉐메쉬’, 달은 ‘야레아흐’, 별은 ‘코카브’라고 한다(창37:9). 이 단어 ‘마오르’( רומ )는 거의 모든 영어성경이 ‘lights’로 번역했다. ‘개역한글성경’은 ‘광명’으로 번역했다가 ‘개역개정’판에서는 ‘광명체’로 번역했다. ‘공동번역성서’와 ‘표준새번역’은 ‘빛나는 것들’로, ‘바른성경’은 ‘광체’로 번역했다. 즉 ‘광명체’는 ‘빛나는 것’ 또는 ‘빛 자체’로 번역했다. 그러므로 ‘광명체’를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는 것은 넷째 날 천체들이 창조되면서 모든 천체의 빛이 이미 대기권에 위치해 있도록 창조하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창세기 1장 16~17절은 번역하면서 문장을 수려하게 만들기 위해 접속사를 사용하면서 ‘별들을 만드셔서 하늘의 궁창에 두신 것처럼 번역’되어 있지만 원어성경을 직역하면, “… 밤을 주관하게 하셨다. 그리고 별들을(도) 만드셨다. 하나님께서 그것들을(창1:14~16의 광명체들, 쉬운성경은 ‘이 빛들을’로 번역)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셨다”이다.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현대인의성경, 쉬운성경은 별도의 문장으로 잘 번역했다. 그러니까 별들을 만드신 것은 별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유의해 보아야 하며, 이는 별들을 궁창에 두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맥상 창세기 1장 16절의 별들에 대한 언급은 그 앞에 햇빛과 달빛을 언급하면서 이뿐만 아니라 별들도 모두 하나님께서 만드셨다고 서술한 것이다. 그렇다면 ‘광명체’를 ‘하늘의 궁창에 두셨다’는 서술은 하나님께서 천체들을 창조하실 때 모든 천체의 빛이 하늘의 궁창에 와닿아 있는 상태로 창조하셨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강조하고 분명히 전달하고자 ‘하늘에’ 대신에 ‘하늘의 궁창에’라는 구체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홍석 l 구약학 박사
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5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