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8-31 00:00:32 ]
의학 발전 통해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 육체의 놀라운 설계를 발견
인간의 ‘직립보행’과 두뇌 능력도
하나님의 신비로운 설계 보여 줘
지난 호 내용…의학은 인간 육체의 놀라운 설계와 신비를 볼 수 있는데도 진화론에 큰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어 인간의 DNA 염기서열을 모두 분석한 연구 결과를 해석하면서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매우 많다고 고백해야 하는데, 모르는 부분을 진화 과정에서 폐기된 ‘쓰레기 DNA’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는 인간의 몸에 진화 과정에서 폐기된 퇴화기관 또는 흔적기관이 있다는 오래된 잘못된 지식에서 비롯됐다.
퇴화기관으로 거론되는 것들은 ‘충수돌기(맹장 끝에 붙어 있는 벌레처럼 생긴 작은 기관)’, 사랑니, 꼬리뼈, 편도선 등이다. 이런 기관들은 대략 세 가지 이유로 퇴화기관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첫째는 진화론적 선입관으로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것이고, 둘째는 과거에 기능을 몰랐기 때문에 기능이 없다고 오해한 것이다.
사랑니는 퇴화기관 아니라 유전자 고장 탓
셋째는, 사랑니처럼 기능도 없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이다. 그러나 사랑니가 퇴화기관이라면 도리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흔적기관이어야 할 것이다.
사랑니와 같은 문제는 실제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질병과 유사하다. 이런 문제들은 유전자 설계도가 일부 고장 났거나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몸은 진화하면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돌연변이 등으로 유전자 손상이 계속 누적돼 고장 난 부분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유치에서 영구치로 바뀌는 과정에서 어떤 아이들은 영구치가 날 자리에 영구치가 없어 평생 유치로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는 셋째 어금니인데, 어떤 사람들은 아예 나지 않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제대로 된 위치에 사랑니가 난다. 심지어는 넷째 어금니가 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니는 퇴화기관이 아니라 유전자 고장 여부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생기는 현상일 뿐이다.
사랑니 문제는 현대인의 식생활과 호흡 등 습관의 영향도 있다. 어린이의 구강 구조는 성장하면서 계속 커지기 때문에 유치보다 더 많은 수의 영구치가 나오게 돼 있다. 그런데 잘 씹지 않는 식생활 습관 때문에 구강 성장이 정상보다 작아지게 된다. 구강 구조가 작아지면 영구치가 모두 잘 나올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다. 또 알레르기 등으로 호흡 습관이 변하면 입의 구조가 정상보다 작아질 수도 있다. 이처럼 구강 구조가 작아지면 영구치가 제대로 나올 공간이 부족해 셋째 어금니인 사랑니가 자기 위치를 잡지 못하고 잘못될 수 있다.
인간은 육체 그 이상의 놀라운 존재
하나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에서 살 수 있도록 창조된 인간은 범죄의 대가로 죽을 수밖에 없는 몸을 갖게 됐다. 따라서 사랑니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약한 부분, 즉 고장 난 부분을 갖게 됐고, 시간 이 흐를수록 더 많이 망가지고 있다. 많은 의학자가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이런 망가진 부분을 수리하면 수명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육체는 망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놀라운 설계를 보여 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직립보행’과 놀라운 두뇌 능력이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놀라운 발전도 인간의 신경망 구조를 일부 모방해서 나온 결과이니 우리 뇌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 평범해 보이는 ‘직립보행’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걷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장 큰 문제는 쉽게 넘어지는 것이며, 아직도 ‘사람처럼 걷는’ 로봇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쉬운 것 같은데도 너무나 어려운 직립보행, 아직도 미지의 영역인 ‘뇌’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인간이 육체 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이다. 어제까지 함께 사역했던 후배가 갑자기 다음 날 천국으로 가기도 하고, 도저히 가망 없다고 했던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의사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의학의 가장 큰 매력은 죽음과 질병과 기적을 통해 그 너머에 있는 영원한 생명을 어렴풋이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설명> 보행 로봇 개발기업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이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모습.
/이은일 교수(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한국창조과학회 6대 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76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