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1-18 11:56:38 ]
지구 표면이 판으로 이뤄졌다는 이론
화산 활동과 지진도 이 때문에 발생
시뮬레이션 결과 느린 판 구조론보다
‘격변적 판 구조론’이 더욱 잘 설명돼
지난 호에서 노아의 홍수 사건이 말하는 대격변이 어떠한 지질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았다. 1912년 알프레드 베게너가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이래 1960년대에 판 구조론(plate tectonics)을 정설로 받아들였다. 지구물리학자 존 밤가드너 박사는 세계 최초로 구형좌표계 유한요소법을 이용해 3차원 판 구조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
판 이동은 급격한 가속으로 이뤄져
밤가드너 박사는 유명한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해, 지각과 맨틀의 물성을 물리적-지질학적으로 보다 실제에 가깝게 모사하고 알고리즘을 개선했다. 판 구조 운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제시한 결과는 일반의 예상을 벗어났다. 즉 판 구조 운동은 현재처럼 아주 느리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어떠한 힘에 의해 판 운동이 시작되기만 하면 맨틀에서 매우 급격하게 가속된다는 것이었다.
먼저 맨틀을 구성하는 규산염 광물(안산암)이 압력을 받아 수십억 배 변형돼 판이 움직인다. 속도가 점점 증가하면 마찰열이 발생하고, 매질(媒質) 주변의 강도가 떨어져서 점성도가 낮아지며, 이 때문에 판의 이동 속도가 더 빨라진다. 더 빨라진 판의 속도는 더 높은 마찰열을 발생시키고 이 과정이 순환되면서 계속 빨라진다. 이러한 급격한 판의 섭입 현상을 ‘탈주 섭입(run-away subduction)’이라 한다. ‘섭입’이란 판과 판이 서로 충돌해 한 판이 다른 판의 밑으로 들어가는 현상을 이른다.
맨틀과 판의 온도 차는 급격한 섭입의 증거
그렇다면 판 구조 운동이 격변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을까? 최근 학계에 보고되는 지진파 토모그래피 결과에 따르면, 맨틀의 온도(섭씨 1000~3000도)와 그 아래로 섭입된 판(섭씨 약 4도) 간의 온도 차가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만약 현재 판의 이동 속도처럼 1년에 단지 몇 ㎝씩 천천히 움직여 오랜 시간에 걸쳐 섭입이 이뤄졌다면, 암석판들은 오래 전에 따뜻해졌어야 하고 오래 전에 맨틀과 동일한 온도가 돼야 한다. 하지만 만약 격변적 판 구조론에 따라 판의 급속한 섭입이 있었고, 그 섭입 시기가 오래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설명이 매우 쉬워진다. 아직 열평형에 도달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차가운 해양판이 관측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격변적 판 구조 운동 시뮬레이션에 의해 예측된 맨틀의 온도 분포는 현재 관측되는 지진파 토모그래피에 의한 맨틀의 온도 분포와 잘 맞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격변적 판 구조론이 현재의 관측 결과와 잘 맞는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해령(海嶺)에 나타나는 지자기(地磁氣) 줄무늬와 얼룩점 무늬, 맨틀 전이대의 분포, 킴벌라이트와 다이아몬드의 형성, 급속한 지자기 역전, 초대륙적으로 분포된 광활한 퇴적층, 원거리 퇴적 기원 등 많은 현상이 느린 판 구조론보다, 격변적 판 구조론으로 더욱 잘 설명될 수 있다.<계속>
<사진설명> 격변적 판 구조 운동 발생 120일 후 결과. 하나로 연결된 초대륙에서 대륙판들이 현재 위치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설명> 격변적 판 구조 운동 시 응력(위)과 점성도(아래) 결과. 판의 섭입이 이루어지면서 판 주변의 맨틀 강도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판 구조 운동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판의 이동 속도가 현재 연간 평균 5cm처럼 느린 것이 아니라, 급격한 판 구조 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수개월 정도 이어지다가 그 후부터 안정화한 것을 보여준다.
/이동권 박사
(지구물리학 박사, 창조과학회 이사)
위 글은 교회신문 <783호> 기사입니다.